<앵커>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 향배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우세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검찰 수사를 계기로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번 표 대결의 캐스팅보트는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가 쥐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가 28.1%, 종업원지주회가 27.8%를, 그리고 관계사와 임원지주회가 각각 20.1%와 6.0%를 갖고 있습니다.
광윤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관계사와 임원지주회는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 인사들이 장악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열린 두 차례 주총에서 종업원지주회는 신동빈 회장을 지지했습니다.
문제는 최근 불거진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입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신동빈 회장의 불법적인 경영권 찬탈 과정과 한국에서의 비리 등의 사실을 깨달은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이 속속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면서 막판 총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선 신동빈 회장의 우세에 무게를 실고 있습니다.
과거 두 차례의 주총 표 대결에서 보여줬던 신동빈 회장 우호 지분 등의 구도에 변화가 없는데다가, 이사장이 단독으로 의결권 지분 전체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종업원지주회의 제도를 감안할 때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현 상황을 뒤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완승으로 끝나더라도 두 형제간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계속될 공산이 적지 않습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 과반을 갖고 있는 등 보유 지분이 만만치 않은 만큼, 재차 주주제안 형식을 통한 주총 소집 요구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입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25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나는 대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주일가량 더 일본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롯데그룹은 "주총 이후 일본 내 금융기관 등 주요 거래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주총 결과와 국내 사정에 대해 설명한 후 다음 주말 입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와 맞물려 다시 출국이 여의치 않을 가능성도 작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