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주요 연기금 최고투자운용 책임자들에게서 시장 전망과 투자에 대한 혜안을 듣는 연기금 CIO에게 듣는다.
오늘 순서는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을 만나보겠습니다.
<기자>
미국이 이번달 금리를 동결은 했는데, 여전히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태고, 또 영국이 브렉시트, EU 탈퇴 여부에 대한 투표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연기금들도 운용하기가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반기에 남아있는 변수들 또 대응해야할 변수는 어떻 것들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인터뷰>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건 역설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미국을 비롯해 그만큼 부진하다라는 뜻이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보기엔 금리를 어떤 시기에 적절하게 잘 인상하고,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장의 충격을 잘 흡수하느냐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브렉시트, 23일에 투표가 이뤄지지 않습니까? 제가 보기에 일정 부분은 상당히 주가에 이미 그 요소가 반영이 됐다고 봅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은 영국의 탈퇴 자체도 문제지만 여타 EU 국가들의 연쇄적인 탈퇴,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그 부분도 이제 생각보다는 영국이 실제로 탈퇴하더라도 절차가 상당히 오래 걸리고, 점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막상 투표가 끝나면 그것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올해 사학연금에 대해서도 알아봐야될 것 같습니다. 사학연금의 장기적인 운용 목표가 어떻게 되고. 올해 계획한 부분들, 자산 배분 측면에서 어떻게 볼 수 있는지 설명해주시요.
<인터뷰>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명목 GDP 성장률이 약 5% 내외 아닐까 정도로 생각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저희 내부적으로 수익률 목표는 4.58%로 설정을 해놨습니다.
그런데 지금 가장 중요한 변수는 국내외적으로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하는 것에 달려있는데, 말씀하신 대로 국내 금리를 또 한국은행에서 인하했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 봐서는 시중금리가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 얘기는 거꾸로 말하면, 기존에 설정해놓은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건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자산배분 차원에서 금년도 마찬가지고 중장기적으로도 마찬가집니다. 전체적으로 저금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비해서 위험부담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자>
말씀처럼 한국은행이 금리를 연 1.25%까지 인하했습니다. 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는 했지만, 기금 운용에 있어서는 채권운용에 부담을 떠안게 됐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익률 확보에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대응해 나갈 생각이신지요.
<인터뷰>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엄밀하게 말하면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결국은 채권쪽 비중을 낮춰갈 수 밖에 없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이미 국내 채권의 경우는 비중을 50% 이하로 낮췄습니다.
계속해서 더 줄이는데 한계는 있습니다만 역시 방향성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채권의 비중을 더 줄이고, 기대수익률이 높은 해외 대체투자라든가 국내 대체, 해외 주식 이런 쪽에 비중을 늘려가는 정책적인 방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전통적인 자산인 주식시장도 짚어봐야될 것 같습니다. 채권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도 5년 6년째 장기간 박스권 횡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구간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 부분은 어떻게 대응하고 계시는지요?
<인터뷰>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전체적으로 보면 액티브 비중을 줄이고 패시브 비중을 더 늘려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런 면에서 전략적으로 ETF라든가 이런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운용 형태로 보면. 저희가 아마 직접 운용과 위탁운용 비중을 보면 위탁운용 비중이 가장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는 내부적으로 전문성을 보강하는데 주력했지만 거기에 나름대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위탁비중을 계속 늘려왔는데. 현재 저희는 약 75% 정도 위탁운용으로 배치가 돼 있습니다. 이런 방향도 계속해서 유지해나갈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액티브 유형에서 특별히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최근에 보면 배당성향이 높아지고 있고, 배당이 차지하는 부분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당주 투자에 대한 비중을 늘려오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쪽에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기자>
연기금들이 채권이자 주식같은 전통자산 만으로 주식을 내기 어려워지다보니까 눈을 돌리는게 대체투자인데, 사학연금이 지금 하고 있는 대체투자비중, 운용전략을 어떻게 가져가고 잇는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저희 같은 경우에 최근에 가장 성과가 좋았던 분야가 역시 해외 대체투자 쪽이 수익률도 가장 좋았습니다. 작년에 다른 기금들도 좋았지만, 저희도 해외 대체투자쪽이 약 9% 정도기 때문에 다른 자산에 비해 상당히 좋았다고 볼 수 있고요.
저희는 전체적으로 해외 대체쪽도 소위 말하는 J-커브효과(환율 변동이 시장에 적용되는효과가 느리게 나타남) 가 적고,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이 창출되는 투자 건에 주목을 하고 있는데..특별히 전략이 바뀌었다기보다 최근에는 해외 대체투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다변화 그리고 고위험 투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분야별로 말씀을 드리다면 해외 부동산은 그동안 저희가 선진국이 코어 부동산쪽으로 주요 도시 중심으로 해왔는데.. 아시다시피 이쪽에 워낙 많은 투자자금이 몰리다 보니까 가격이 많이 올라간 측면이 있습니다. 저희는 최근에 선진국도 그렇고 이머징도 그렇고. 코어 전략에서 벗어나서 밸류 애디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가치를 높이는 전략)로 나아가고 있고.. 섹터별로 보더라도 기존에는 오피스 빌딩 중심으로 했는데, 리테일이라든지 물류라든지 이런 쪽으로 다양한 섹터로 다변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기자>
사학연금에 대해서도 짚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연기금이 있지만 사학연금이 가진 강점이 있다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저희가 1975년에 출범해서 작년 40년이 됐는데. 아직은 연금 수준에서는 흑자입니다.
구조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어려움에 봉착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런 시기가 아직은 여유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거기에 대비할 시간이 있다..그런 면에서 본다면 남아있는 기간 동안 어떻게 하면 기금운용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인프라를 잘 갖추고, 정책적인 일관성을 가지고 나가느냐 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동안 사학연금 이끌어온 철학이 있으시다면, 사학연금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 어떻게 제시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사실은 제가 (사학연금) CIO 맡은 지 3년 조금 넘었고, 사학연금에 온 건 2001년에 왔습니다.
15년 정도 근무를 해왔는데, 그 동안 많은 변화를 봐 왔습니다. 제가 나름대로 느낀 것은, 연기금의 운용은 상당히 장기간에 걸친 장기 투자이기 때문에 정책적인. 특히 자산배분이라든지 정책적인 방향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일관성을 가지는 게 중요하고.. 단기적으로 시장 상황에 잘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기금의 특성에 비춰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프라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정책을 올바로 설정해서 일관성있게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저는 남은 기간 동안에도 그런 면에서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