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임원감축 한다더니...대우조선 '촉탁'으로 자리보전

입력 2016-06-15 16:31
대우조선 '모럴해저드' 만연


<앵커>

자회사의 전 대표가 퇴직 이후 계약직으로 조용히 본사로 들어와 부장 아래 전무로 일하고 있는 회사, 상상이 가십니까?

바로 경영부실로 4조원이 넘는 국민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에서 현재 벌어지는 일입니다.

회사는 임원 30%를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뒤로는 꼼수로 임원진 자리보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인규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한 사업부.

부서장의 직급은 부장이지만, 부장 아래 부서원으로 전무급이 세 명이나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매각하기로 한 풍력발전 자회사, 드윈드의 전직 대표까지 부장 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 임원의 존재는 공시에는 나타나지 않고, 그래서 인원 감축 대상도 아닙니다.

이들은 모두 '촉탁계약직'이기 때문입니다.

촉탁계약직은 회사가 공사 프로젝트와 같은 단기 목적을 위해 고용하는 인력들인데, 실제 이들 임원은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현재까지 자리를 보전하고 있습니다.

<녹취> 대우조선해양 관계자

"프로젝트도 끝나고 했는데 나갈 생각도 안 하고, 1년 넘게 놀고 있는 사람도 있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일을 그만두거나 다른 곳에 배치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일감이 떨어진 지금은 이마저도 불가능해 맡은 일 없이 출근하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8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임원을 30% 감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변한 것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윗선의 모럴 해저드는 아래로도 이어졌습니다.

차장급의 한 직원은 허위 거래명세표를 만들어 8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는데, 검찰은 이런 부정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