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서약서>

입력 2016-06-15 13:58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서약서'입니다.

한 대기업 계열사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서약서를 강요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법으로 남성도 육아휴직이 보장되고 있는 마당에 아이를 낳고 키우고 돌아오겠다는 여성 직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실제로 이 직원의 인사고과를 보니 육아휴직과 출산 휴직 때마다 평년 보다 훨씬 낮아졌더군요. 대기업이 이러니 중소기업은 사정이 어떨까 상상이 가시죠?

일본의 도요타가 본사 직원의 3분의 1이 넘는 2만 5,000명을 일주일에 2시간만 회사에서 일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근무를 하는 획기적인 재택근무 안을 내놨습니다.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도요타의 이런 획기적인 실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어쩔 수 없는 갈급함의 발로로 보입니다.

올해 2월에 일본의 한 여성 근로자가 아이를 공공 보육시설에 맡기려다 실패하자 인터넷에 "보육원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 라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이 일본 열도 전역에 화제가 되면서 아베 총리는 5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보육시설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일본도 별반 차이가 없죠? 이것도 빌 공자 공약입니다. 당장 50만 명을 양육할 자격 있는 보육교사가 없는데 이것을 하겠다고 하니 믿음이 안 간다는 분위기죠. 결국 도요타 같은 기업이 나서게 된 것입니다. .

또 일본은 전후 세대들이 7-80대 노령인구가 되면서 한해 동안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간병을 위해서 직업을 그만두고 있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일본 정부가 그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출산율을 올리려고 하지만 여간 어렵지가 않죠? 경제성장의 첩경은 인구의 증가입니다. 인구가 늘지 않는 나라가 경제 성장을 위해 해야 할 일은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국민들의 비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바로 여성의 경제 참여율을 높이는 거죠.

아베 총리가 주창한 1억 총 활약 사회라는 것도 전 국민이 경제 활동에 참여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육아와 간병에 대한 시회적 인프라가 준비가 되야 할 텐데 재정이 한정된 상황에서 이걸 다 할 수가 없겠죠? 그래서 민간이 나선 것이 이번 도요타의 획기적인 재택근무입니다.

우리 경제가 힘을 잃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이기 때문입니다. 경제가 안 좋으니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아예 아이를 안 낳겠다는 사람이 늘잖습니까? 인구가 늘지 않는 데 기업의 투자가 늘 까닭이 없죠. 그래서 공장을 하나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에 있는 여성들을 사회로 나오게 하는 노력도 소중합니다.
출산과 육아휴직을 신청하려면 눈치를 봐야 하고 더구나 남자가 신청을 하면 '직장생활에 미련을 버렸나 봐' 라는 인식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또 재택 근무 명령을 받으면 내가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 다면 우리 출산율 증가도 요원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그저 바램에 그칠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서약서는 기업가들이 써야 할 것입니다. 미래의 소비자들을 많이 낳아 기르는 직원은 인사상 불이익이 아닌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말입니다. 그 길이 우리 기업들이 성장하고 우리 경제가 회복되는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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