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상 최저금리와 부실기업 구조조정이란 이중고로 은행들의 수익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그나마 분양시장 활성화로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지만, 구멍난 이익을 메꾸기엔 역부족입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각 은행들의 충당금 셈법이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껏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대출채권을 충당금 적립이 필요없는 '정상'으로 분류했던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요주의'로 한단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지난 1분기 은행권 중 대우조선에 대한 충당금을 쌓은 곳은 KB국민은행 한 곳뿐.
정부의 구조조정 지침과 조선사들의 자구계획이 확정되면서,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요주의'로 재분류와 각각 최대 500억원, 1700억원 수준의 충당금을 확보할 전망입니다.
또 STX조선도 법정관리로 가면서 산은과 수은, NH농협은행을 중심으로 약 1조7천억원의 추가 충당금 적립이 예상됩니다.
여기에 한진해운이나 한진중공업 등 한진계열사 여신 역시 '요주의'에서 '고정'으로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어 2분기에만 은행권의 추가 충당금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정부의 구조조정 추진계획이 발표된 직후 시중은행장을 긴급히 소집, 부실채권의 신속한 정리를 강조하기도 해 은행권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은행권 예대마진 축소는 하반기에 반영돼 전 은행권 이자이익까지 적어도 1천억원 넘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인터뷰>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문제는 금리 인하가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내려가는 추세라는 것이다. 지금 은행들은 (실적을 메꾸기 위해) 쌍용양회처럼 매각할 수 있는 것은 무조건 팔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주식과 부동산 등 보유자산 매각뿐 아니라, 수수료 인상, 신규채용 대폭 축소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초 시행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강화 대상에서 집단대출이 제외되면서,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다섯배 이상 늘어나는 등 은행권의 주요 수입원이 되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은행권의 가계 대출은 사상 최대치인 가운데, 가계 대출 연체율은 줄고 기업 중에서도 대기업 연체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본 손실을 사실상 가계에서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