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내놓은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 예고한 만큼 큰 '한방'은 없었습니다.
8개 에너지공기업에 대한 상장 방침을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에너지공기업 8개사를 상장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노영욱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
"시장 자율감시, 경영효율화 위해 에너지공기업 8개사를 상장합니다."
상장 대상 공기업은 한국수력원자력과 남동·남부·서부·중부·동서발전, 한전KDN과 가스기술공사입니다.
가스기술공사는 한국가스공사가, 나머지 기업들은 한국전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에너지 공기업은 현재 지분 가운데 20%에서 30%를 상장할 계획입니다.
정부 지분을 최소 51%는 보유해, 이들 공기업에 대한 민영화 조치라는 내부의 우려는 피했습니다.
기업가치와 주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서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상장을 추진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들 공기업의 실제 상장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모습입니다.
실제 지난 2004년 정부는 남동발전의 상장을 추진했지만 좌절된 바 있습니다.
남동발전의 공모 희망가 판단의 기준이 되는 모회사 한국전력의 주가순자산비율, PBR이 0.5배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한전의 PBR이 1배는 되어야 발전자회사 상장시 정부가 생각한 만큼의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10여년이 지난 현재 한국전력의 PBR은 0.58배 수준으로, 상장 추진시점인 내년 상반기까지 상장 성사요건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관측입니다.
PBR 1배 이하로 공모가를 산정해 상장을 추진하게 되면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도 상장 부담 요인입니다.
이와 함께 가장 관심이었던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등, 에너지공기업 통폐합 논의는 이번 공기업 기능조정에서 빠졌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에너지공기업 기능조정에 대한 별도 방안은 이달 말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