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코리아] "수출 회복, 우호적 수출환경 조성이 관건"

입력 2016-06-10 17:13

<앵커>
수출 회복을 위해선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게 정부와 정치권이 얼마나 수출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느냐입니다.

통상 마찰에 대한 정부 대응력을 높이고 기업활동은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정부가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중단을 선언한 건 지난 1월.

표면적 이유는 '안전 검증'인데 실상은 자국산 배터리를 지키기 위한 이른바 비관세장벽을 쳤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문제는 수천억 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국내 배터리 회사들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더욱 아쉬운 건 우리 정부의 대응 태도입니다.

한-미, 한-EU, 한-중 FTA까지, 경제 영토는 넓어졌지만 이같은 통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가 속 시원하게 나서서 풀어준 적도 드문 게 사실입니다.

중국의 저가 철강 밀어내기와 자국산 반도체 밀어주기, 미국의 국산 철강 반덤핑 과세 문제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뷰] 최원목 /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정부가 주도적으로 전 산업분야에 걸쳐서 어떤 비관세장벽이 있는지 조사를 해서 배터리 문제처럼 불거지기 전에 미리 중국과 협의를 해서 그런 목록을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사전에 문제를 지적하는..."

[스탠딩]
"주력 품목들의 수출부진이 계속되자 올 들어 정부는 수출 중소기업을 늘려서 이를 만회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여기에도 아쉬움은 있습니다."

지난달 말, 중소 내수기업들의 수출을 돕고자 마련된 수출대전.

화장품이나 식품에 치우친 품목들이 대부분이고 눈에 띄는 기술 시연이나 혁신 제품들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다양한 수출 품목 발굴과 보다 명확한 해외시장 파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문병기 /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현지 시장에서 요구하는 인증이나 통관, 규격 등 여러가지 비관세장벽이 존재할 수 있는데요. 기업들이 필요한 준비사항이 무엇인지를 (정부가)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해 주는..."

[스탠딩]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 환경 속에서 이제 막 문을 연 20대 국회, 하지만 기업들의 시선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법인세율 인상이 대표적인 경우.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까지 기업활동에 고비용 구조를 초래할 거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선 오히려 규제 프리존 법이나 경제활성화 법 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신석훈 /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
"하필이면 지금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구조조정이 절실하고 기업투자가 절실한 이 황금기 같은 시점에서 다시 법인세 논의를 재개하고 논쟁을 일으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건지..."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수출이 기여한 비율은 23%, 수출로 인해 만들어진 직간접적인 일자리는 400만 개가 넘습니다.

수출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지켜낼 것인가, 이대로 무너지고 말 것인가는 재도약을 위한 우리 기업들의 피나는 고통과 의지 만큼이나 정부와 정치권이 얼마나 수출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느냐 역시 중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