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나홀로' 스크린도어 정비를 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김모(19)씨가 대학에 진학하려고 한 달에 100만원을 붓는 적금을 들었던 것으로 확인돼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교 졸업 후 취업 전선에 뛰어든 김씨의 월급은 140여만원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 유족은 3일 오전 빈소가 차려진 광진구 건국대병원 장례식에서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말하길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각자 100만원씩 다섯 달 동안 적금을 들었다더라"고 전했다.
김씨의 담임교사는 김씨와 친구들에게 "너희는 졸업을 해도 내 제자고, 나는 너희가 대학 가는 모습을 봐야겠다. 우리나라는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 대접받고 살 수 있다"며 진학을 독려했다고 한다.
이를 허투루 듣지 않았던 김씨는 나중에 대학 등록금으로 쓰려고 올해 초부터 월급을 쪼개 적금을 부었다.
김씨의 이모는 "아이 월급이 세금 떼고 144만 6000원이었는데 그중에 적금과 기본 생활비가 빠지면 30만원 정도를 한 달 용돈으로 쓴 셈"이라며 "거기서 동생 용돈까지 챙겨줬으니 얼마나 속이 깊은 아이냐"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가 어떤 공부를 하고 싶어 했는지는 유족도 잘 알지 못했다. 다만 김씨는 모친에게 "정비 일 하면서 따로 공부하면 지하철 기관사도 될 수 있다더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김씨 유족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날 '유족이 동의하시면 명예 기관사'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제안한 것에 대해 "아직 이러한 제안을 직접 듣지 못했고 제안이 오면 차분히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