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 무려 31조3천억원··15년만에 최대 수준

입력 2016-06-02 17:35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은행에 부실채권이 31조원 이상 쌓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31조3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3천억원,1년 전과 비교하면 6조6천억원 늘었다.



<연합뉴스 DB>

이런 부실채권 규모는 2001년 3월 말(38조1천억원)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특히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1.87%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친 2010년 3월의 2.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미국(1.54%ㆍ작년 말), 일본(1.53%ㆍ작년 9월 말)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부실채권은 대기업여신 위주로 계속해서 증가, 기업 부실채권은 올해 3월 말 29조2천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93.3%를 차지했다.

기업의 부실채권비율도 2014년 말 2.09%에서 작년 말 2.56%, 올해 3월 말 2.67%까지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조선(12.03%), 해운(11.43%), 건설(4.27%)의 부실채권 비율이 높았다.

은행별로 따져보면 STX조선해양,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여신을 집중적으로 안고 있는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6.7%로 가장 높았고 수출입은행과 농협이 각각 3.35%, 2.15%로 뒤를 이었다.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우리(1.38%), 하나(1.24%), 국민(1.08%), 신한(0.86%) 등 1%대 안팎이다.

그러나 조선업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다른 취약업종까지 확산되면 시중은행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조선사들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은 상태여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수익성은 크게 나빠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