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실력차를 겸손하게 느끼고 더 배울 것을 찾아보는 평가전이었지만 그래도 6실점이면 좀 심했다. 개인기는 물론 조직력에서도 완전히 밀렸다는 뜻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1일 오후 11시 30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는 레드 불 아레나에서 벌어진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6으로 완패했다.
8분만에 손흥민의 왼발 앞에 결정적인 선취골 기회가 찾아왔지만 이를 살려내지 못했고, 우리 선수들은 일방적으로 두들겨맞기 시작했다.
스페인의 특급 왼발 다비드 실바는 30분에 얻은 직접 프리킥 기회에서 기막힌 왼발 감아차기 실력을 자랑하며 한국 골문 오른쪽 톱 코너를 꿰뚫었다.
문제는 32분에 곧바로 이어진 추가 실점 상황이었다. 스페인 선수들이 상대의 작은 실수도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돋보였지만 장현수의 헤더 백 패스를 손으로 잡아내지 못하고 주저앉아 미끄러진 골키퍼 김진현의 책임이 컸다.
놀리토의 추가골(38분)까지 3-0으로 전반전을 마친 스페인 선수들은 후반전에도 만들어낸 기회를 놓치지 않아 강팀으로서의 클래스를 맘껏 자랑했다.
50분에 후반전 교체 선수 티아고 알칸타라가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골잡이 알바로 모라타가 헤더로 돌려넣었다. 알바로 모라타는 며칠 후 프랑스에서 개막하는 EURO(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16을 통해 가장 주목받을 골잡이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을 미리 한국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알바로 모라타는 경기 종료 직전에도 한국 골키퍼 김진현이 1차로 막아낸 공이 흐르자 슛 각도가 거의 나오지 않는 왼쪽 끝줄 바로 앞에서 절묘하게 감아차 6-1 점수판을 완성시켰다.
이처럼 세계 정상급 국가대표팀을 맞이하여 많은 골을 내주며 질 수는 있다. 하지만 실점하게 된 원인 중 몇 가지는 성인 국가대표급이라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노릇이었다.
어렵게 성사된 유럽 원정 평가전이 한 번 더 남았다. 오는 5일 오후 10시 10분 프라하로 넘어가 체코 공화국과 만나게 된다. 질 때 지더라도 무력감이 느껴지지 않는 경기를 펼치기 바란다.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1일 오후 11시 30분, 레드 불 아레나-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
★ 한국 1-6 스페인 [득점 : 주세종(83분,도움-이재성) / 다비드 실바(30분), 세스크 파브레가스(32분,도움-알바로 모라타), 놀리토(38분,도움-아스필리쿠에타), 알바로 모라타(50분,도움-티아고 알칸타라), 놀리토(53분,도움-베예린), 알바로 모라타(89분)]
◎ 한국 선수들
FW : 황의조(46분↔석현준)
AMF : 손흥민(61분↔이재성), 남태희, 지동원
DMF : 한국영(61분↔주세종), 기성용
DF : 윤석영(80분↔임창우), 김기희(61분↔곽태휘), 홍정호, 장현수(70분↔이용)
GK : 김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