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당국과 채권단이 현재 실사가 진행중인 현대중공업 자구안을 잠정 승인했습니다. 수주 등 경제적인 파장을 감안한 측면도 있지만 하이투자증권의 연내 매각과 비조선 부문에 대한 분사, IPO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현대중공업의 자구 노력 등을 감안한 것입니다. 김정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계열 매각 등을 검토중인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매각 시기를 내년이 아닌 올해로 앞당기기로 주채권은행과 합의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자구안에 따라 수주와 발주처 상황 등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당국과 주채권은행은 현재 실사가 진행중임에도 ‘의미있는 자구계획’으로 인정하며 자구안을 잠정 승인했습니다.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당초 2017년 추진하기로 했지만 연내 매각하는 것으로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하면서 자구안 잠정 승인에 따른 ‘수주절벽’ 해소에 일정 부분 숨통이 트이게 될 전망입니다.
<인터뷰> 현대중공업 주채권은행 고위 관계자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내용 들여다 보고 2017년 하이투자증권 매각 2016년으로 당기는 게 좋겠다. 그 부분 (현대중공업과) 합의에 이르렀다”
금투업계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이 시장에서 형성된 매각 가격이 현대중공업이 흡족해 하는 수준이 아닌 것이 문제이지만 우투·대우·현대증권의 경우처럼 자본규모 3조 이상으로 몸집을 키우려는 증권사들이 뛰어들 경우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하이투자증권의 전신인 CJ투자증권의 지분과 자산운용 패키지를 합쳐 7천500억원이 들었고 이후 수 차례 증자를 단행해 쏟아 부은 돈만 1조원대여서 현재 시장가에 파는 게 내키지 않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실사가 끝나는 7월 중순까지 승인이 지체될 경우 수주 등에 영향이 우려되는 점을 감안할 때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늦출 수 없다는 주채권은행의 권유를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사를 진행중인 상황에서 자구안을 최종 승인했다기 보다 세부 사항을 조율하며 나름 의미있는 부분이 있어 영업 등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선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비조선 부문의 경우 스핀오프 즉 분사 이후 IPO 하는 일정 역시 당초 2017년 하반기로 돼 있던 것을 2017년 상반기로 앞당기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주력인 조선·해양 외에 풍력과 태양광 등 그린에너지, 포크레인과 굴삭기 등 건설중장비 등 비주력 사업부를 분사 한 뒤 IPO하는 등 효율 증대, 인력 감축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현대중공업 주채권은행 고위 관계자
“비조선부문에 대해 스핀오프(분사) 해서 프리 IPO하는 것 2017년 하반기로 잡혀 있던 것 상반기로 앞당기자 합의”
최종 실사가 끝나는 7월 중순쯤 현대중공업의 자구안 승인이 결론 날 예정인 가운데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추가 자구안 수위와 속도, 모기업·오너 사재출연 합의 등을 통해 조선사 구조조정의 방향과 승인 여부도 조만간 세부 윤곽을 잡게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