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신 고립주의>

입력 2016-05-30 14:02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신 고립주의'입니다.


자넷 옐런 의장이 수 개월 내에 미국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연초에 닥쳤던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정과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한 신흥국 경제의 불안으로 급격히 완화적인 스탠스로 변했던 연준의 입장이 완연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금리인상 시사 발언이 있으면 겁을 먹고 하락세로 반전했던 주식시장은 소폭이지만 오히려 올랐습니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유동성의 축소보다는 향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더 사야 한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신흥국 통화와 유가 같은 위험자산이 하락하는 가운데도 미국 다우지수가 강세를 이어간 건 금리인상 우려를 보는 미국과 신흥국 간의 시각 차를 대변합니다.

그럼 왜 갑자기 비둘기파 중에서도 아주 순한 비둘기파로 여겨지던 옐런 의장과 일부 지역 연준 총재들의 입장이 바뀌었을까요? 2~3개월 사이에 입장을 선회할 만큼 미국 경제가 크게 변했을까요? 물론 연준이 참고하는 경제 지표들 중 몇몇이 개선된 것도 사실이고 특히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그냥 두기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연준의 금리 정책은 기본적으로 국내 지표에 근거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조금 더 큰 그림을 보고 싶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 국방 그리고 경제 정책에서의 고립주의적인 발언들, 6월 23일 있을 영국의 브랙시트 국민투표, 최근 끝난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서의 극우정당의 파란을 비롯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극우정당의 약진 저변에는 '다른 나라 관계없다, 우리끼리 잘 살고 싶다.' 라는 새로운 형태의 고립주의가 깔려있습니다.

세기적인 불황 뒤엔 항상 이런 고립주의와 국가주의가 지지를 받습니다. 대공황 이후에 불어 닥친 유럽의 장기 불황이 나치를 낳았고, 그 나치의 히틀러는 유대인을 희생양으로 삼으면서 광기와도 같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와 바로 이어진 유럽의 재정위기가 또 다른 고립주의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부유한 선진국들의 고립주의는 우리와 같은 수출 중심 경제에는 심각한 상황을 연출합니다. 자국 제조업의 지원을 통한 자급경제의 추구는 일반 관세 장벽의 부활과 독과점 품목에 대한 징벌적 관세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건 이런 움직임을 읽어낸 국제 투자자금의 민첩한 움직임 즉 취약하고 위험한 경제에서 건실하고 안전한 경제로의 회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고립주의는 당사국들을 결국 옥죄게 되는 역사의 반복을 통해 막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다만 지금이 이 고립주의의 초입이라면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 연준의 입장의 선회도 그런 맥락에서 읽어본다면 너무 앞서간 걸까요?

그래서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옐런 의장님,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5월에 그랬더군요. 대통령이 되면 옐런을 재지명하지 않겠다고요. 설마 이런 말 정도에 흔들린 건 아니겠죠?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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