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소비성향 역대 최저··지갑 닫은 가운데 술·담배는 늘어

입력 2016-05-27 15:03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이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줄어든 매출에도 이익은 늘어난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소득은 찔끔 늘었지만 소비 증가폭이 더 작아 흑자가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 현상이 가계에도 나타난 것이다.



통계청이 27일 밝힌 '2016년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5만5천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했으나 실질소득 증가율은 -0.2%로 나타났다.

실질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이어 2분기 연속이다.

쓸 수 있는 돈이 적어지자 당연히 소비심리도 위축,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6만9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하는데 그쳤고 실질 기준으로는 0.4% 감소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 여기에서 다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증가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70만4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다.

흑자액은 103만5천원으로 1.9% 늘었고, 흑자율은 27.9%로 0.3%P 상승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커지는 '불황형 흑자'의 한국경제 상황이 가계동향에도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주목할 점은 다른 항목의 소비 지출이 대부분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감소했지만 가격이 오른 주류·담배 지출의 급증세다.

1분기 가계는 주류·담배 지출에만 월평균 3만5천원을 지출,전년 동기보다 22.2%나 늘렸다.

주류에는 8.3% 증가한 11,600원을, 담배에는 30.6% 늘어난 23,300원을 썼다.

실질소득과 소비가 줄어들었지만 조세와 사회보험료를 포함한 비소비지출은 오히려 증가,1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85만2천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0.3% 늘어났다.

이중 경상조세 지출은 5.1% 늘었고, 사회보험은 보험료 인상 등으로 3.5%, 연금은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비소비지출 중 경조비 등 가구간이전지출은 3.3%, 종교기부금 등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지출은 2.8% 감소했다.

소득이 줄어 씀씀이는 물론 경조사나 기부금마저 줄였지만 정부와 공공기관이 거둬가는 조세나 사회보험료 지출은 줄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