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삼성 라이온즈
비록 첫 경기였으나 배팅볼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26일 삼성 라이온즈는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새로운 외국인 투수 아놀드 레온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 결과는 매우 참담했다. 삼성에 합류 후 바로 1군 무대에 나선 레온은 이날 5이닝 동안 12피안타(2피홈런) 볼넷1개 5탈삼진 8실점을 올리며 패전투수가 됐다.
처참했던 데뷔전
레온은 1회 김주찬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다. 이어 나지완에게는 투런 홈런으로 역시나 KBO리그 무대 첫 피홈런을 기록했다. 1회 3실점으로 출발한 나지완은 2회 포수 이흥련의 재치 있는 수비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비교적 2회를 잘 넘겼기에 정상적인 피칭을 기대했으나 기대를 곧바로 무너졌다.
3회 나지완에게 적시타, 브렛 필의 홈런 등. 연속 4안타로 대거 4실점을 했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5회에도 1실점하며 5이닝 동안 8실점으로 데뷔전 피칭을 마감했다.
이날 레온은 최고 구속 148km가 나올 정도로 구속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또한 기록상 볼넷은 단 1개만을 허용했다. 하지만 문제는 기록이 아니라 실전 피칭의 과정에 있었다. 첫 등판이라 모든 것이 낯설었던 것일까? 단순히 볼이 높게만 형성됐던 것이 아니었다. 비교적 낮게 들어가는 볼들도 대부분 가운데로 몰리는 모습이었다. 높은 볼을 지양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보다 한 가운데 볼이 들어간다면 타자들을 이겨내기는 어렵다.
삼성은 기다려줄 수 있을까?
데뷔 전부터 만족스러운 피칭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따라서 이,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시즌 중에 대체 선수로 입단하는 이들에게 마치 코스처럼 적용되는 ‘적응기간’이 레온에게도 필요하다. 따라서 충분히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스트라이크 존에 비해서 국내 존이 좁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타자들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포수의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소한 이런 부분만 익숙해진다면 평가를 하는데 있어서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려가 되는 것은 비록 첫 경기라고 해도 너무 많이 맞았다는 것이다. 한국의 스트라이크 존의 적응과 타자들을 시험하기 위한 피칭을 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너무 관대한 평가다. 가혹한 평가를 해서는 안 되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유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150km가 나와도 타자들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면 강속구는 무용지물이다.
또한 과거에는 삼성이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에게 충분히 시간을 두고 1군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현재는 다르다.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기다려줘야 하나 현실적으로 기다릴 수 없는 것이 삼성의 상황이다.
레온은 과연 팀이 바라는 것처럼 빠른 적응을 하며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배팅볼 투수가 될지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