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묻지마 폭행, 날아차기 하고 각목 뺏고 ‘용감한 시민들’

입력 2016-05-27 00:00


부산서 묻지마 폭행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막은 건 결국 시민들이었다.

부산서 묻지마 폭행을 제압한 시민들에 대한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5일 부산 대로변에서 각목을 휘두르며 묻지마 난동을 부리던 50대 남성을 맨손으로 제압한 시민들은 "가만히 놔두면 피해가 커질 것 같아서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정신분열증을 앓던 김모(52)씨가 휘두른 각목에 맞아 부상을 당한 여성은 2명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이 나서지 않았다면 불의의 희생자가 더 생길 수 있었다.

부산 동래구 명륜동 한 증권사 인근에서 과일 장사를 하던 임모(42)씨는 26일 "비명이 나서 뛰어가 보니 젊은 여성이 휴대전화를 쥔 채 그대로 쓰러져 있었다"며 "처음에는 교통사고인 줄 알았는데 각목을 든 남성이 눈에 들어 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임씨는 "너나 할 것 없이 주변 남성들이 함께 도망가던 범인을 뒤쫓았고 한 시민이 날아차기를 하면서 우르르 달려들어 각목을 빼앗고 제압했다"며 "좀 더 빨리 발견했다면 시민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씨 검거에 나섰던 또 다른 주인공인 유모(37)씨와 박모(35)씨는 회사 선후배 사이였다.

이날 유씨가 부산으로 출장 와서 둘은 잠시 사무실 밖으로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김씨의 각목 폭행을 목격하고 범행 현장으로 뛰어나갔다.

유씨는 "주변 시민이 합세해 잡으려고 하자 범인이 각목을 휘둘러 무척 위협적이었다"며 "하지만 혼자가 아니어서 범인을 제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씨 후배인 박씨는 "범인이 가까이 있었는데도 막지 않으면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다"며 "큰 각목에 맞으면 제법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민들과 합심해 비교적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최근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가 잦아 아내와 아이들을 길에 내보내기가 무섭다"며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각목을 휘두르던 김씨를 신속하게 제압해 경찰에 인계한 공로로 임씨와 유씨, 박씨를 포함한 시민 4명에게 표창장과 포상금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