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협상의 기술>

입력 2016-05-24 15:13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협상의 기술' 입니다.

용선료를 깎아달라는 현대상선과 선주사들 간의 협상이 진척이 없습니다. 지난 18일이 당초의 기한이었고 채권단이 데드라인으로 연장해준 날짜가 20일이라더니 오늘 24일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하기로 한 날까지는 마무리를 해야 출자전환을 할거라는 배수의 진을 쳤었습니다. 그런데 또 그 기한이 31일 사채권자 집회일 이전인 30일까지로 밀려날 듯 합니다.

용선료 인하가 없으면 출자전환 안하고 그러면 다음 수순은 법정관리라는 엄포를 놓던 채권단은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협상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출자 전환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 것 같습니다. 물론 채권단의 합의가 있어야 하지만 말입니다.

이런 식이면 협상의 주도권은 이미 선주사 쪽으로 넘어간 거죠. 데드라인이라는 건 한번 깨지기 시작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한번만 더, 한번만 더' 하며 미뤄주면 결국 다 허물어지는 것입니다. 협상의 기술치고는 하수라고 밖에 할 수 없겠습니다.

노련한 협상가는 줄 것과 취할 것을 처음부터 명확히 합니다. 양보의 선을 산정해놓고 이 원칙을 지킵니다. 또 상대방이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안을 고집부리면서 진을 빼지 않습니다. 감정이 상하면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말이 협상이지 법정관리 가면 5년전 대한해운처럼 당신들 한 푼도 못 받고 그러면 공멸이라는 불쾌한 구도를 만들어 놓고 시작한 거라 협상장의 분위기는 어두울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럼 남은 일주일이란 시간에 극적으로 협상이 성공하면 모든 게 해결됩니까? 사실 문제는 이때부터입니다. 배를 가진 선주사들도 배들을 지으면서 돈을 빌리죠. 선박금융을 하는 것입니다. 선박금융의 구조를 보면 용선료 협상이 끝이 아닌 걸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억불 짜리 배를 짓기로 한다고 하죠. 그럼 선주사들은 계약금을 일부 내고 현대상선 같은 해운사와 장기 용선계약을 맺어 용선료 수입을 확정하고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는 것입니다. 즉 해운사가 용선료를 꼬박꼬박 낸다는 전제로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것입니다.

당연히 배를 빌려가는 해운사의 신용도가 선박금융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만약 이번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용선료의 30%를 깎는데 성공하면 이 배들에게 선박금융을 해준 해외 은행이나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될 수 도 있고 그러면 향후에 해운 경기가 좋아져서 정말 배가 필요할 때 우리 해운사들은 새로운 배를 빌리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은행들이 선박금융의 대상 해운사에서 제외 해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 다 죽게 생겼으니 어떻게든 살려 놓고 보자는 거 어쩔 수 없겠습니다. 그런데 살려 놓고 보니 사지 멀쩡하지 않고 혼자서는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면 계속 또 다른 희생이 따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원칙이 필요한 것입니다. 제대로 구조조정을 해서 세계적인 선사로 탈 바꿈 시키던지 아니면 아예 시장기능에 맡기던가 말입니다.

그 원칙을 지키는 게 사실은 가장 필요한 협상의 기술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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