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에게 소멸시효와 상관없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거듭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법원의 판결과 상관없이 무조건 지급하라는 얘기인데, 보험업계는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장이 예상됩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은 '약관을 지켜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소멸시효와 상관없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소멸시효가 지나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다른 판결이 나오더라도, 고객과 약속한 보험금은 무조건 지급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급하지 않은 자살보험금 2천 4백여억 원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보험사와 임직원들에게 직접 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현장음> 권순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대법원에서 민사상 소멸시효 완성을 인정한다고 하더 라도 금감원은 보험회사가 당초 약속한 보험금을 모두 지급 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보험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권한에 따라 검사 제재 및 시정조치를 일관되게 취할 것"
법원의 판결보다 약관이 우선한다는 감독당국의 태도에 보험업계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험사들은 자살보험금 소멸시효와 관련한 소송 8건을 진행중인데, 대부분 1심, 2심에서 이겨 최종심에서도 승리를 점치고 있습니다.
또 최근 소멸시효가 지난 건은 자살보험금을 지급 안 해도 된다는 1심 판결이 나와, 보험사들의 속내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인터뷰> 보험업계 관계자 (음성변조)
"사실은 업계도 혼란스러운것 같다. (보험사들이) 곤란한 건 먼저 지급을 하게 되면 나중에 회수할 수는 없다. 만약 지급을 안해도 된다고 최종 판결이 나오면 그런 그것도 내부적으로는 복잡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법원의 판단과 다른 방향으로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또 자살을 하면 많은 보험금을 타낼 수 있는 계약이 아직 280만 건이나 남아 있어 오히려 자살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