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조선 3사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모두 제출,이번 주부터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나 이들 자구안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은 게 아니라는 점에서 자구안 이행에 있어 노조 설득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지난주까지 조직 축소를 골자로 하는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데 이어 이번 주부터 자구안에서 제시한 인력 감축, 조직 축소, 비핵심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러나 자구안 마련에 있어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못해 적지 않은 충돌이 이번 주부터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압박에 조선 빅3가 다급하게 자구안을 냈기는 했지만 노사 협의가 된 게 아니므로 직원들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면서 "이제 노사 갈등 해결이 조선업 구조조정 2라운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사무직에 이은 생산직 희망퇴직 단행 등에 대해 강력 투쟁을 선언한 상태로 23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대한 항의 투쟁을 선언하고 24일에는 현대중공업 집단 감원 대책 마련을 위한 시민공동대책위원회 출범 준비위원회를 만들 예정이다.
<울산 현대중공업,연합뉴스 DB>
이어 26일에는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임금 삭감 철회와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대책 마련을 위해 자사 노조와 일반직 지회, 사내 하청 지회와 모임을 갖는다.
대우조선 노조도 지난 20일 사측이 감원 등을 포함한 추가 자구안을 제출함에 따라 조선업종노조연대와 함께 강력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노조는 "더는 희생할 여지도 없거니와 방법 또한 옳지 않다"면서 "오직 투쟁으로 돌파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조선 빅3의 자구안을 놓고 노사 갈등이 불가피한 가운데 주채권은행마저 자구안이 일부 미흡하다고 불만을 표시하는 등 문제는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조선 빅3의 자구안을 검토한 뒤 향후 구조조정의 큰 그림을 그리겠지만 이 과정에서 노조 등의 변수 등이 빠져있어 순탄하게 나가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