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권에서는 신용 6등급 수준의 중신용자들을 위해 중금리 대출을 마련하려는 논의가 활발합니다. 그런데 일부 저축은행들이, 대출 운영에 들어가는 보증보험료가 부당하게 책정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당국은 오는 7월 중금리 대출을 출시하면서 대출 연체로 금융사들이 돈을 떼일 위험이 있다고 보고 서울보증에 보험을 들도록 했습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은 그 대가로 SBI서울보증에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여기서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에게는 3~4%, 저축은행에게는 7~8%의 보험료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A 저축은행 관계자
“사실 시중은행들은 우량고객들만 상대하던 곳이기 때문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리스크관리능력이 없어요. 저축은행들이 그런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 능력이 있는데 당국에서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서울보증은 자체 평가모델을 통해 대출사고율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SGI서울보증 관계자
“보증료가 높다는 얘기는 사고가 많이 난다는거고 보증료가 낮다는 것은 사고가 그만큼 안난다는 얘기거든요. 사실상 저축은행을 이용하시는 고객분들이 은행을 이용하시는 고객들보다 대출사고율이 훨씬 높거든요.”
당국 역시 저축은행의 중신용자 리스크 관리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인터뷰] 금융감독원 관계자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운영해서 신용관리 노하우가 있다고 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금리는 은행도 참여안했던 부분이고 저축은행도 참여하지 않았던 부분이니까요.”
막상 성적표를 비교해보니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체율 관리는 극명하게 갈라졌습니다.
SBI저축은행이 서울보증에 가입하지 않고 자체 출시한 중금리 대출 ‘사이다’는 출시 다섯달만에 600억원이 팔려나간 가운데서도 연체율이 제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은행이 서울보증과 시범적으로 출시한 ‘위비 모바일’ 중금리 대출은 지난해 11월 기준 연체율이 2.29%까지 치솟아 판매가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보증보험료 책정으로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금리는 높아질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결국 서민금융 지원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지도 못하고 뒤떨어진 상품경쟁력으로 생존조차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