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인 투자자들이 부실기업 회사채에 ‘묻지마 투자’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채권값이 떨어지자 고수익을 노리고 사재기를 하고 있는 건데, 투자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회사채 가격이 상승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각각 신용등급이 ‘B-’와 ‘D’로 투기등급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이들 기업의 회사채를 사재기한 데 따른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부터 16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두 회사의 회사채 16억4600만 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인터뷰> A 증권사 지점장
"최근 2~3주 전부터 해운사 회사채 문의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리스크가 큰 상품이라 적극적으로 권유하기 보다는 물어보는 고객들에게 답변해주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습니다"
기관과 법인 투자가들은 팔고 있는데 반해 부실 회사채에 개미들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정부와 채권단 주도로 구조조정이 시작된 만큼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단기차익을 노리는 것입니다.
2013년 동양사태 당시 동양그룹 회사채 투자자들이 상당한 차익을 챙겼던 것도 투기 매수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당시 액면가 1만 원이었던 동양증권 회사채는 6~7천 원 대까지 떨어졌지만 대만 1위 증권사가 동양증권을 인수하면서 1년 만에 40%가량 뛴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회사채가 언제든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들 기업의 경우 용선료(배를 빌리는 비용) 인하와 함께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중 어느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합니다.
<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만약 회사가 부도상황으로 간다면 원금의 대부분을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의 경우 가치 있는 자산 상당 부분이 이미 매각돼 10% 이하의 회수율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금융당국 또한 전 증권사 홈페이지에 위험 고지 안내를 주문하는 등 투기 거래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