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수익성은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지만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장기화하는 경기침체에 대응,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방식의 긴축경영을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대목이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코스피 12월 결산법인 제조업체 519곳의 2016사업연도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실적을 분석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은 401조7,34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0조2,164억원으로 13.94%, 순이익은 22조8,409억원으로 무려 19.41%나 급증했다.
이익 성장세는 연초 이후의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절하)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감소 효과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나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영향으로 외형 성장은 제자리에 그쳤다는 평가다.
특히 매출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를 빼고 보면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0.48% 감소한 수준으로 파악돼 최근 3∼4년간 지속된 국내 기업의 매출 감소세가 사실상 이어진 셈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61%, 21.28% 증가했다.
수익성은 개선돼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52%로 작년 동기 대비 0.90%p, 순이익률도 5.69%로 0.91%p 올랐다.
상장 제조업체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22.41%로 작년 말과 비교해 0.06%p 높아졌다.
분석대상 기업 519곳 중 417곳(80.35%)이 흑자를, 102곳(19.65%)이 적자를 냈다.
적자 지속 기업은 58곳(11.18%), 적자 전환 기업은 44곳(8.48%)이었고흑자 지속 기업은 361곳(69.56%), 흑자 전환 기업은 56곳(10.79%)이었다.
금융업종 49곳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개별·별도 기준으로 각각 작년 동기 대비 28.37%, 24.05% 늘어난 가운데 특히 은행업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49%, 순이익은 55.07%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676곳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1조7,55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2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조7,138억원과 1조2,790억원으로 각각 2.55%, 1.90% 늘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40%로 전년 동기 대비 0.09%p, 매출액 순이익률은 4.03%로 0.09%p 줄었다.
분석 대상 기업 676곳 중 473곳(69.97%)이 흑자였고, 203곳(30.03%)은 적자를 기록했다.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 943곳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0.1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50%, 0.67%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