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증권사 계약직원 20% 첫 돌파··메리츠 71% 최고

입력 2016-05-17 10:08
국내 20대 증권사의 계약직 인력 비율이 올해 1분기에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오른 자기자본총계 상위 20개 증권사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 전체 직원 30,174명 중 계약직이 6,303명으로, 20.8%를 차지,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것.

20대 증권사의 연도별 1분기 계약직 비율은 2014년 15.2%에서 작년 18.6%로 높아졌다가 올해 20%선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증권사 직원은 작년 말(3만20명)과 비교해 154명 늘어난 가운에 정직원은 83명 줄어든 반면 계약직은 237명이나 늘어난 것.

증권사 중에서 계약직 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71.7%인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직원 1,411명 중 계약직이 1,012명이다.



이 증권사의 본사 영업직 남자 사원 277명 중 5명을 제외한 272명이 계약직이고 이들 계약직 남자 본사 영업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2.87년에 불과했다.

이들이 고액 보수를 받은 데 힘입어 이 회사의 1분기 전체 평균 보수는 4,8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근속연수는 4.51년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작년 성과가 좋았는데 성과급이 2월에 나와 올 1분기 보수가 많아 보이는 것"이라며 근속연수가 짧은 것에 대해선 채용을 늘려 신입사원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 다음으로 계약직 비율이 높은 곳은 IBK투자증권(38.2%), 유진투자증권(34.1%), HMC투자증권(33.0%), KB투자증권(32.3%) 순이었다.

반면 계약직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삼성증권으로, 전체 직원 2,256명 중 36명(1.5%)에 불과했고 이 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9.0년이었다.

증권업계에서 전반적으로 계약직 비율이 높아진 것은 성과주의 문화 확산으로 개인 능력에 따라 직장을 수시로 옮기는 증권맨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매각 등 증권업계 지형도에 영향을 미치는 인수·합병(M&A) 이슈가 최근 잇따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더해진다.

한 증권사 직원은 "직원 이동을 수반하는 증권사 지형의 급변동이 계속되면서 한 직장에서 오래 몸담겠다고 생각하는 증권맨이 점점 없어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