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기업의 성장과 투자 관계>

입력 2016-05-16 17:07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14.3%'입니다.

지난 1분기 S오일이 거둔 영업이익률입니다. 정유 업계가 전체적으로 반짝 호황이었지만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이 8%, GS칼텍스가 5%대인 걸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표입니다. 더구나 작년 하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이 회사는 국내 정유사 4곳 가운데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작년 4분기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였던 것을 감안해 보면 정유업계에선 적잖이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과감한 투자에 있습니다. S오일은 작년 초부터 울산 공장 시설 개선에 1,4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불황에다 원유가 급락으로 2,897억 원의 적자를 본 2014년 하반기에 내린 과감한 투자결정이었기에 더욱 눈에 띕니다. 국내외 경영 환경이 불투명하고 특히 국제 유가의 약세로 정유 업체들의 전망은 더 비관적인 상황에서 나온 이 투자 결정이 바로 올 1분기에만 4,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기폭제가 된 것입니다.

2014년 11월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토탈과 삼성석유화학을 1조 300억 원에 사들인 한화그룹은 작년 한 해 동안 8,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000억 원을 벌어들여 1년여 만에 두 회사를 사고도 남을 만큼의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작년 한해 동안 이 두 개의 회사가 벌어드린 이익이 한화그룹 50여개 계열사가 2014년에 벌어들인 돈의 두 배나 되는 규모입니다.

기업 인수 합병의 성패야 장기적인 안목에서 봐야겠지만 백 번 양보해도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 타이밍에 기가 막힌 가격에 투자를 한 셈이 됐습니다. 물론 이들 화학 계열사를 판 삼성그룹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축으로 한 IT와 금융, 그리고 신성장 동력에 집중하기 위한 결단이었으니만큼 선택과 집중이라는 나름의 의미가 있습니다.

장기 불황에 우리 기업가들 사이에 언제부턴가 불요불급한 투자를 줄이고 만약을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법인세가 3조나 증가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기업들의 이익은 불경기인데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우리 기업들의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늘어난 이익은 결국 투자의 축소와 비용의 절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기업가는 향후 경기에 대한 정확한 판단으로 위기관리를 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대기업들은 전문화와 특화의 길로 가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초 저금리 시대에 곳간에 쌓아두기만 한 현금은 세월이 가면서 기업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부담이 될 것입니다.

돈은 돌아야 돈입니다. 돈이 한 자리에만 머물러 있으면 녹이 슬고, 돈을 한참 동안 쌓아두기만 한 기업가는 그 돈을 어찌 쓸지를 잊기가 십상입니다. 투자가 어색한 기업이 성공한 사례는 없습니다. 또 진정한 투자는 남들이 안 할 때 하는 역 발상의 시도일 때 성공의 가능성이 그 만큼 높습니다. 지금이 투자할 때인지, 회수할 때인지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때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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