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사의 계열 저축은행이 아닌 저축은행들도 시중은행과 대출 연계영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상반기 중 마련된다.
12일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비지주계열 저축은행 간 대출 연계영업의 시스템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상반기 중 서비스가 시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저신용자들을 비지주계열 저축은행으로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과거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의 역작이다.
비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은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 저축은행이 없는 우리은행과 대출 연계영업을 하는 방안을 지속 검토해 왔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우리은행이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을 팔아주는 조건으로 3~5%에 달하는 고수수료를 요구했던 탓이다.
두 업종 간 연계가 가능하게 된 것은 올들어 개인종합자산관리 계좌 ISA가 출시되면서부터다. 당시 ISA 출시를 앞두고 타행에 비해 금리 경쟁력을 가져가야 했던 우리은행에게 저축은행들의 예금상품은 좋은 기회가 됐다. 저축은행 예금상품 금리는 시중은행에 비해 0.3~0.4%p 가량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들은 우리은행 ISA에 예금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대출 연계에 따른 수수료를 1%대까지 낮췄다.
조만간 연계 대출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우리은행은 개인신용대출 상품의 경우 최고 금리 20% 이내에 해당하는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저신용자들에게 판매하게 될 전망이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에 이어 비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까지 시중은행과의 연계영업에 나서면서, 하반기 두 저축은행 계열 간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