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흡연율 '최초' 30%대?…복지부 '입맛'따라 기준 제각각

입력 2016-05-12 15:15
수정 2016-05-12 21:53
39.3%. 지난해 한국의 성인남성흡연율입니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값 인상 정책으로 인해 2015년 '사상 최초'로 성인남성흡연율 30%대를 달성했다"며 "이 기세를 몰아 금연정책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2011년 복지부의 새해 첫 업무성과 발표도 '최초 성인남성흡연율 30%대 진입'이었습니다.







"2010년 하반기 성인남성흡연율 39.6%, 처음으로 30%대로 낮아져" (2011년 1월 3일)

"2011년 상반기 대한민국 성인남성 흡연율 지속 하락...39%" (2011년 7월 20일)





담뱃값 인상 등의 정책을 통해 '최초'로 30%대 흡연율을 달성했다는 복지부의 설명과 달리, 5년 전 이미 성인남성흡연율은 39.6%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복지부는 금연구역 확대를 흡연율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2010년 8월에 지자체가 금연구역을 조례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이 개정되며 흡연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는 "이번 발표는 공식적인 조사인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나온 자료이고 2011년은 민간기관에 의뢰한 비공식적인 조사였다"라며 "발표의 주체는 같지만, 조사기관이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최초 30%대 진입' 당시 실제 흡연률 48.3%

국민건강영양조사는 2007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된 집계입니다. 복지부 설명대로 비공식적인 민간기관의 조사를 활용해 '최초 30%대 진입'이라고 밝혔던 지난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의 성인남성흡연율은 48.3%였습니다.

공식적인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기관에 조사를 의뢰한 이유는 뭘까.

공교롭게도 '최초 30%대 진입'이라고 밝혔던 2010년과 2015년은 복지부 금연 정책에 한 획을 그었던 '굵직한' 정책 발표가 있었습니다.

바로 금연구역 확대(2010년 8월)와 담뱃값 인상(2015년 1월).

조사 기관을 바꾸며 두 차례나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까지 복지부가 홍보하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흡연율이 떨어졌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루기 위한 복지부의 노력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기관인 보건복지부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자료만으로 정책홍보를 하는 모양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