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 속 세수(稅收)만 호황...1~3월 국세 14조 더 걷혀

입력 2016-05-10 10:17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정부가 걷어들인 세금이 지난해 1분기보다 14조원 가까이 늘었다.

국가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 세수(稅收)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5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1∼3월 국세수입은 64조원으로 작년 1∼3월(50조2000억원)보다 13조8000억원 늘었다.

정부가 1년 동안 걷기로 한 세수(222조 9000억원) 중 실제로 걷힌 세금을 뜻하는 ‘세수 진도율’은 3월까지 28.7%로 작년보다 5.4%포인트 높았다.

올해 들어 계속해서 세수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부동산 경기가 상승세를 탔던 작년 4분기의 흐름이 세금 납부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져 법인세 납부 금액도 늘었다.

세목별로는 부가가치세 수입이 14조8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인하해주고,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코리아 그랜드 세일' 등 할인 행사로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3월 소득세 수입은 27조3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조6000억원 늘었다. 김병철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고 근로자들의 명목 임금이 상승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법인세는 34조2000억원 걷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조원 늘었다.

특히 3월 법인세가 1년 전보다 2조1000억원 더 걷혔다. 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와 증권거래세 등이 포함된 기타 세수(32조9000억원)는 1조6000억원 더 걷혔다.

이렇게 국세수입이 늘었지만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어 재정수지는 계속 적자이다. 세금과 기금 수입 등을 합친 정부 총수입은 103조4000억원인데 총지출은 117조5000억원이어서 통합재정수지는 14조1000억원 적자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도 17조 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국세수입이 늘어난 덕분에 작년 1분기보다 적자 폭이 2조1000억원 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