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기자 추방하고 ‘망신 당한’ 北...남은 기자들 취재 가능할까?

입력 2016-05-10 00:00


BBC기자 추방으로 북한 사회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BBC기자 추방으로 외신 기자들은 질문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BBC기자 추방에 따라 남은 기자들의 취재가 가능할지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북한당국에 의해 구금됐다가 추방된 영국 BBC 방송의 루퍼트 윙필드-헤이스(49) 기자가 지난 9일 오후 중국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간)께 평양발 중국국제항공(CA) 편을 이용,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한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30∼40명의 외신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북한을) 빠져나와서 기쁘다(I'm glad to be out)"고 말했다.

'풀려나서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안도감을 느낀다(I feel get relieved)"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지금은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 나중에 성명서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입국장 밖에서 대기 중이던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이용해 베이징 시내로 이동했다.

그는 지난 6일 공항에서 북한 당국에 의해 항공기 탑승을 저지당한 뒤 8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고 사흘만에 결국 추방조치됐다.

북한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관리 오룡일은 이날 외신 기자들을 만나 "윙필드-헤이스는 해명할 수 없는 이유로 평양비행장 봉사일꾼들에게 매우 위협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우리 공화국의 법질서를 위반하고 문화풍습을 비난하는 등 언론인으로서의 직분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 현실을 왜곡 날조하여 모략으로 일관된 보도를 했다"고 추방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 BBC 대변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기자 루퍼트 윙필드-헤이스와 그의 팀이 보도 내용 때문에 추방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당대회 취재를 위해 초청 받은 BBC 취재진 4명은 아직 북한에 남아있다"며 "이들이 계속 취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BBC의 도쿄 주재 특파원인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국제평화재단(IPF)과 함께 노벨상 수상자 3명이 북한 대학과의 과학기술 교류를 위해 지난달 29일 방북했을 때 동행했다.

다른 BBC 취재진 4명을 비롯해 6일 개막한 북한 7차 노동당 대회 취재를 위해 당국의 허가를 받고 방북한 100여 명의 외신 취재진과는 별도 일정으로 움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