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보유중인 금호터미널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는데,
아시아나의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의 금호터미널 매각은 배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금호석유화학그룹의 박찬구 회장의 '형제갈등'이 또다시 골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매각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은 9일 아시아나항공에 공문을 발송하고 금호터미널이 왜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지 않고 굳이 경쟁없이 금호기업에 매각해 합병시키는 지에 대한 질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말 금호터미널을 금호기업에 2,700억원에 매각했고, 지난 4일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은 합병을 결정했습니다.
금호기업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기업이고, 동생 박찬구 회장이 경영권을 갖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입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과 합병한 뒤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현금을 이용해 금호기업의 차입금을 상환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시아나는 이같은 정황을 알면서도 그룹 오너인 박삼구 회장의 개인회사인 금호기업에 금호터미널을 매각함으로써 아시아나의 기업과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것이 금호석유화학의 입장입니다.
결국 이번 합병은 아시아나의 재무구조개선과 상관 없는 박삼구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용으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의 합병을 용인한 아시아나에 배임죄까지 적용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불린 경영권 분쟁 이후 불거진 이번 사태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에는 또다시 법정공방 등 진통이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