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진해운이 몇 년째 이어온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한진해운 매도의견을 낸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을 뿐더러 최근까지 매수추천한 증권사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권영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한진해운은 부채가 6조6천억원, 부채비율이 848%에 달해 기업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
주가 역시 지난해보다 무려 70% 넘게 폭락해 투자자들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한진해운 경영위기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도 증권사 보고서는 사뭇 다릅니다.
올들어 한진해운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 가운데 매도 의견은 단 한건도 없습니다.
특히 키움증권은 두 차례나 사실상 매수인 Outperform, 즉 시장수익률상회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를 낸 지난달 8일 이후 반짝 주가가 오르다가 현재 30%나 급락했습니다.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 자율협약 개시 직후 커버리지를 종료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자율협약 들어갈 걸 알았으면 투자의견을 다르게 냈겠죠. 자율협약 들어가는 걸 몰랐으니까. 커버리지를 종료했구요. 자율협약 들어가고 나서요"
해운업황 개선을 추천사유로 내세웠지만 이를 믿고 투자했다면 낭패를 봤을 겁니다.
물론 증권사 보고서가 투자 참고용일 뿐이지만 투자자 신뢰도는 이미 땅에 떨어진 셈.
최근 1년간 증권사 보고서 가운데 매도 의견은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윤리규정을 제정해 정교하고 정확한 보고서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문제가 있는 기업은 매도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건데 상장사 눈치를 안 보는 증권사가 어디일 지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경제TV 권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