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채권단의 자율협약 개시 결정으로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한진해운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가 않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기자>
최악의 상황인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한진해운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한 달 반 정도.
다음달 27일 1,9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채권단의 요구사항인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등의 협상을 그 이전에 마무리해야 합니다.
한진해운은 연간 1조원 규모의 용선료를 내고 있는데, 채권단은 이를 20~30% 깎을 것을 요구한 상황입니다.
용선료 협상은 외국 선주들의 양보가 필요한 상황인데, 협상이 녹록치 않은 대목입니다.
비협약채권인 사채권자의 채무재조정도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해운의 전체 차입금 5조6,000억원 가운데 금융기관 채권단 차입(협약채권)은 7,000억원에 불과한 수준인데다가, 개인투자자의 수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해운동맹 참여 방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자율협약 개시와 관련해 "앞으로는 시간이 문제"라며 "용선료 협상과 관련해서는 현재 내부 협상단을 꾸려 선주와 접촉을 시작했고, 채권단과 긴밀히 협의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진해운은 자산매각 등을 통해 4,100억원 추가 자구안 마련을 발표한 데 이어, 임원 급여 반납과 인건비 절감 등 비용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진해운은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갚아야 할 공모·사모사채 규모가 1조1,000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결국, 용선료 인하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성과 여부에 따라 한진해운의 운명도 최종 판가름날 전망입니다.
한진해운의 대주주로 그간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1조원 가량을 쏟아부었던 대한항공은 이번 자율협약 개시 등을 계기로 추가 부실 확산 차단에 나서며 앞으로 한진해운과 일정 정도 거리두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경영권 포기에 이어 최근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 마저 사퇴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