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따스한 봄, 5월이 시작됐다. 살랑이는 봄바람만큼 불어오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결혼. 식장을 잡는 것조차 어려운 시기가 다가온 만큼, 각종 매체에서도 결혼과 관련된 특집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MBC '무한도전'에서 웨딩싱어즈 특집을 마련해 멤버들이 직접 축가를 부르는 이벤트를 선사했고, 이는 곧 '축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덕분에 방송 직후, 각종 음원차트에는 축가로 자주 쓰이는 노래들이 속속 등장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축가의 달인' 매 주말이 황금기
유리상자, 스윗소로우, 성시경, 노을, 케이윌, 이들이 TV에서 공통적으로 한 말이 있다. 바로 "하루에 O 번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는 이야기. 축가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함께 떠오르는 이들, 그래서 '축가 대표가수'로 손꼽히기도 한다. 과거 한 프로그램에서는 스윗소로우, 유리상자, 노을이 부른 축가 횟수가 2,000회가 넘는다고 밝힌 바 있고, 현재는 그 수를 훨씬 뛰어넘었을 터. 어쩌면 공연보다 축가 무대에 더 많이 섰을지도 모르는 이들의 축가 일화 및 대표곡을 살펴본다.
▲ 유리상자
유리상자는 공연보다 축가 횟수가 많은 가수로 유명하다. 그만큼 축가, 행사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 멤버 박승환은 “가수들이 봄, 가을에 많이 바쁜데 유리상자는 늘 바쁘다. 축가만 900번에서 1000번 정도 했다”고 전하며 “후배들이 축가를 많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락이 많이 온다.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웬만하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리상자의 대표곡으로는 ‘신부에게’가 있다. ‘세상 모든 기쁨과 슬픔 또 사랑/ 함께 나눌 사람을 난 찾은 거죠/ 약속할게요 더 이상의 외로움 없을 거란 걸’과 같은 가사로 새 출발을 하는 부부에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곡이기 때문. 실제로 유리상자는 “결혼식장에서 ‘신부에게’ 만한 노래가 없다. 아주 작정하고 만든 노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스윗소로우
스윗소로우는 유리상자의 뒤를 잇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단독 공연에서도 이벤트로 축가를 불러준다. 최근에는 공연 중 커플 관람객을 뽑아 ‘좋겠다’를 선사하며 이들의 앞날을 축복하기도 했고, 축가 섭외 가수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루에 4쌍, 6쌍의 축가를 부를 때도 있다”는 말도 예사말은 아닌 것이다.
축가로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는 바로 ‘그대가 있어요’. 스윗소로우는 “예전에 축가에 맞는 곡이 없어서 2집에서 축가로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야말로 축가에 최적화된 노래다. 달콤한 멜로디, 설레는 가사, 네 사람의 하모니가 조화를 이룬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 노을
노을은 그룹으로도, 개인으로도 축가 가수로서 주목 받고 있다. 독특한 캐릭터를 드러내며 예능 스타로 자리 잡은 강균성은 과거 한 프로그램에서 “지인분들의 부탁을 받아 축가를 많이 부른다. 많으면 하루에 6번까지 불러본 적 있다”며 “당시 퀵서비스를 2번이나 타고 이동했다”고 밝혔다.
노을의 ‘청혼’은 제목부터 축가 그 자체. 가사도 만만찮다. ‘그대에게만 전해 주고 싶던 말/ 하지만 결국 하지 못했던 그 말/ 나와 결혼해줘요’라는 가사는 물론, 폭발적인 가창 실력을 필요로 하는 ‘I will make you smail/ 행복만 줄게요 언제나 그대 곁에서 영원히 / Don't be afraid 모두 잘 될 거예요’ 부분은 새 출발을 하는 신랑, 신부에게 감동을 주기에 적합하다. 강균성은 "오전에 축가를 불렀던 적이 있는데, 혼자서 '청혼'을 부르다가 목이 막혔다. 지옥 같았다"고 밝힌 바 있다.
▲ 성시경
성시경은 최근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웨딩싱어즈가 된 멤버들에게 축가 노하우를 전수했다. 결혼식 섭외 가수 1위로 자주 이름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달콤한 목소리 덕분일 터. 자칭타칭 ‘꿀성대’의 소유자 성시경은 ‘성발라(드)’라는 수식어처럼 결혼식에 어울리는 감미로운 멜로디의 곡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 매년 5월마다 선보이는 단독 공연 ‘축가’는 5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공연은 ‘결혼식’을 테마로 진행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축복의 아이콘’으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
성시경의 곡 중, 축가로 가장 사랑받는 곡은 ‘두 사람’이다. ‘때로는 이 길이 멀게만 보여도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흘러도/ 모든 일이 추억이 될 때까지/ 우리 두 사람 서로의 쉴 곳이 되어주리’ 같은 가사와 따뜻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 성시경은 ‘무한도전’에서 “12시 50분에 축가를 부르고, 1시 10분에 또 한 적이 있다.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했는데 하객이 나오고 있더라”면서 “‘다시 들어가시죠’라고 해서 결국 불렀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해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 케이윌
케이윌은 최근 MBC ‘나 혼자 산다’ 전현무의 축가 선생님으로 등장했다. 당시 그는 “20대 초반부터 축가를 불렀다”며 “많을 때는 일주일에 여섯 번도 했다. 예식장 직원 같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동료 연예인들의 축가에도 심심찮게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그는 어느새 자타공인 축가 대표가수로 명성을 알리고 있다.
대표곡으로는 ‘가슴이 뛴다’, ‘선물’ 등이 있으며, 가슴을 뛰게 하는 설레는 멜로디와 케이윌 특유의 감성이 담긴 목소리는 축가에 제격이다. 특히 ‘선물’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널 만나 눈부시게 사랑했던 순간들/ 이제 나 알아 너라는 사람/ 내 생애 가장 큰 선물’과 같은 가사를 담고 있어 축가로 각광 받고 있다. 케이윌에 의하면 그는 축가만 400쌍에게 불러줬다고. 그는 “얼굴만 봐도 어느 정도 된 커플인지 알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이 외에도…
직접 축가를 부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노래만으로도 축가 계를 평정한 이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김동률(감사, 두 아이 등), 이승기(결혼해줄래), 한동준(너를 사랑해), 이적(다행이다)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에디킴의 '너 사용법'도 축가로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또 어떤 가수, 어떤 노래가 축가로 사랑받을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가요탐구] 복수송·랩·판소리…축가, 이런 노래도? ②)로 이어집니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YNB엔터테인먼트, 뮤직앤뉴, 제이제이홀릭 미디어, 스타쉽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