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듯 다른' 가치주펀드…운용역 개성 뚜렷

입력 2016-04-28 13:27
수정 2016-04-28 13:35
운용업계 뒤흔든 '토종 가치투자'
<앵커>

본래 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장기간 투자하는 전략을 가치투자라고 합니다.

적정주가보다 낮거나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데, 가치주펀드 운용사마다 세부 전략에 큰 차이를 보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 자산운용시장에서 전통 가치주 투자 개념을 정착시킨 건 한국투자밸류운용의 이채원, 신영자산운용의 허남권 두 스타매니저입니다.

공모주펀드로 가치주펀드를 시장에 처음 선보인 신영자산운용의 마라톤펀드는 우리나라 투자환경에 맞는 저평가 대형주 중심의 투자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편입종목도 삼성전자, 포스코, S&T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중후장대산업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이 벤자민 그레이엄의 가치투자 원칙에 따라 만든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정통 가치주투자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기민감주 대신 메리츠화재, 고려아연, 네이버, 한국전력에 주로 투자하며 성장성이 기대되는 종목 발굴에 집중해온 펀드입니다.

가치투자 전도사인 이채원 부사장과 함께 KB밸류포커스펀드를 만든 KB자산운용의 최웅필 상무, VIP투자자문의 김민국, 최준철 대표가 같은 전략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 최웅필 KB자산운용 상무

"네이버 비즈니스가 과거 전통적인 산업영역에 있던 회사는 아니잖아요. 새로 태동된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면서 큰 기업이 된 것처럼 양쪽 축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는게 차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같은 가치주펀드를 운용하지만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존리 대표와 금융위기를 지나 장기투자 성과를 입증해온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강방천 회장은 운용철학이 조금 다릅니다.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아모레G, BGF리테일 외에 CJ, SK, 삼성물산 등 지배구조 관련 종목 비중이 늘었고, 에셋플러스도 효성, KT&G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LG그룹 등 저평가된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같은 가치주투자라고 해도 실적이나 기업 현재가치보다 성장성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투자한 종목에 차이가 나타나는 겁니다.

<인터뷰>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한국 철강, 조선산업보다) 훨씬 더 가치가 높은데로 옮겨가야 하는 거죠. 그런회사를 찾는 노력을 해야하고, 투자자들도 노력해야하는 거죠"

가치주펀드 매니저들은 공통적으로 성장둔화 속에도 새로운 성장산업이 등장과 배당 확대기조로 투자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강조합니다.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존 성장주 중심의 펀드보다 장기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가치주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질 걸로 기대됩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