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방산 대기업들이 조세피난처 유령회사와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권영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셋톱박스 제조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 코스닥 상장기업 T사.
이 회사는 대표이사 아내 이름으로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2곳을 설립했습니다.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현재 한계기업으로 전락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호주 법인을 인수하려다가 무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인터뷰> T사 관계자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해외 버진아일랜드에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로 조세로회피처로 국부를 유출하고 외환을 밀반입하고 이런 정황들이 충분히 의심이 되는 상황"
이처럼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둔 상장사는 10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달 초 파나마 로펌 모섹 폰세카에서 유출된 자료를 보면 한국인이 195명 포함됐습니다.
최근 한 인터넷언론은 국내 방산 대기업 2곳이 조세피난처 유령회사와 거래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현대로템이 2001년과 2009년 터키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겁니다.
해당 기업들은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라 터키 'KTR 리미티드'와 거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국세청과 금감원은 탈세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그대로 조세피난처인 만큼 해외자산이나 소득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전문가들은 "조세피난처 과세당국과 정보 협조 등 국제공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정당한 절세행위까지 불법으로 취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TV 권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