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된 중국인 여성은 억울했을까? 자신의 신원 밝힌 ‘1㎝ 작은 지문’

입력 2016-04-22 00:00


피살된 중국인 여성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제주 산간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중국인 여성 피살사건 수사가 조금이라도 진척이 된 것은 심하게 부패한 시신에 남은 1㎝ 정도의 작은 지문 덕이었다.

대부분 부패한 피해 여성의 시신에서 어찌된 일인지 왼손 검지 지문만은 숨진 후 최장 4개월 내외의 기간에도 끝까지 부패하지 않았던 것.

이 여성이 지난해 10월 한국에 입국하면서 출입국 기록에 같은 지문을 남겨 숨진 여성이 누군지를 알게 하는 결정적 단서가 됐다.

경찰은 피해 여성이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며 절박하게 알리려고 했던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귀포경찰서는 수사인력을 30여명 더 증원, 피해 여성인 중국인 A(23)씨가 다닌 술집의 손님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탐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인 여성을 살해한 범인은 아직 잡지 못했지만 숨진 지 몇 달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패한 시신의 신원을 이렇게 빨리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며 "억울한

죽음을 외부에 알리려고 한 듯 출입 기록에 흔적을 남긴 왼손 검지 지문만은 부패하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경찰이 전담반을 구성해 이국에서 살해당한 여성의 원혼이라도 달래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