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시그널' 등 장르물로 대박을 터뜨린 tvN의 대세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tvN 특유의 참신함을 담은 개성파 드라마들이 안방극장 출격을 앞두고 있기 때문. 각각 월화극과 금토극으로 편성돼, 5월 매주의 시작과 끝을 책임질 tvN 드라마 기대작 두 편을 예습해보자.
▲ “트렌디한 tvN표 로코의 끝판왕”, '또 오해영'
매번 신선한 소재와 틀을 깬 흐름으로 웰메이드 로코물을 선보이는 tvN. '또 오해영'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tvN의 로코 야심작이다. '또 오해영'은 동명이인의 잘난 오해영(전혜빈) 때문에 인생이 꼬인 여자 오해영(서현진)과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자 박도경(에릭) 사이에서 벌어지는 동명 오해 로맨스를 그린 작품. 소재부터 등장인물까지 트렌디함으로 똘똘 뭉쳐, 방송 전 티저 영상부터 젊은 시청층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극중 서현진은 여주인공 오해영을 맡았다. 대기업 외식사업부 만년 대리인 그는 학창시절 잘 나가던 동명이인 오해영 때문에 기가 눌려 살았던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 반면 전혜빈이 연기하는 오해영은 머리 좋고 센스 있고 외모도 빼어난, ‘금수저’ 티 나는 대기업 외식사업부 팀장이다. 두 여자와 동시에 얽히는 운명의 남자 박도경은 에릭이 맡았다. 그는 외모도 일도 완벽한 영화계 넘버원 유명감독. 어느날 갑자기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예측불가 로맨스에 빠지게 된다.
예지원은 ‘또라이 이사’라는 뜻의 ‘이사도라’라는 별명을 지닌 대기업 외식사업부 이사 박수경을 연기한다. 극중 에릭의 친누나이자 서현진의 직장 상사로 등장, 찰진 코믹 연기와 반전 매력을 뽐내며 화끈한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김지석은 철없는 변호사 이진상으로 등장한다. 이진상은 변호사라는 스마트해 보이는 직업과 달리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유쾌한 성격의 수다쟁이. 박도경과 오해영 사이에서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면서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일단 뻔한 삼각관계 구도는 살짝 빗겨 나갔다.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여자,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진 남자 등 이색적인 요소는 물론 안정적이고 사랑스러운 연기로 주목 받은 에릭, 서현진, 전혜빈의 열연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시트콤형 드라마로 사랑 받은 박해영 작가의 작품인 만큼 '올드미스 다이어리’, ‘청담동 살아요’를 재미있게 본 시청자라면 더욱 기대해볼 만하다. 여기에 디테일의 명장 송현욱 감독이 의기투합했으니 이정도면 ‘믿고 보는 드라마’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CJ E&M 이상희PD는 “같은 이름 때문에 학창 시절부터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 캐릭터가 웃음과 공감을 자아낼 것이라 본다”면서 “유쾌하고 톡톡 튀는 시트콤적 성격이 짙은 신선한 장르의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5월 2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 “발연기? 그런 건 있을 수가 없어”, '디어 마이 프렌즈'
‘또 오해영’이 20~30대의 취향을 저격한 드라마라면, ‘디어 마이 프렌즈’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시니어(Senior) 캐릭터 중심의 드라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살아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꼰대’들과 ‘꼰대’라면 질색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담은 작품.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집필한 노희경 작가의 신작이다.
일단 이 드라마에서 연기력 논란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지난 50여 년 동안 안방극장의 희로애락을 책임졌던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기 때문. 방영 전부터 ‘시니어벤져스’라 불리며 화제를 모은 신구, 김영옥, 김혜자, 나문희, 주현, 윤여정, 박원숙, 고두심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고현정, 신성우, 조인성, 이광수까지 합세해 완벽한 신구조합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극중 8인의 시니어 캐릭터들은 모두 초등학교 동기이거나 선후배 관계로 연결돼 있다. 얽히고설킨 이들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가 유쾌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김혜자는 4차원 독거 소녀 조희자로 분했다. 그는 “까짓것, 나도 혼자 살 수 있다”고 외치며 자식들에게 피해주지 않는 혼자만의 당당한 삶을 사는 인물. 문정아 역의 나문희는 김혜자와 절친 호흡을 펼치게 된다. 독재자 남편과의 고단한 삶을 견디며 언젠가 떠나고 말 세계 여행의 자유를 꿈꾸는 소녀 같은 모습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고두심은 매사 거침이 없는 깡패 엄마 장난희를 맡았다. 고현정과 늘 티격태격하며 현실적인 모녀 에피소드를 만들 예정이다. 또 박원숙은 쿨한 성격의 여배우 이영원으로 분했다. 그는 배우로 승승장구했지만, 누구보다 외로운 여인이기도 하다. 친구 고두심과의 악연 같은 인연으로 사사건건 충돌하게 된다.
윤여정은 평생 일가친척들 뒷바라지하느라 싱글 처녀 꼰대가 된 오충남 역을 맡았다. 그는 매사에 이성적인 연애관과 타고난 입담을 보여줄 예정. 가장 연장자인 김영옥은 거친 욕설을 달고 살지만 매사 긍정적인 오쌍분 역을 맡아 고두심의 엄마로 등장하게 된다.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인 신구와 주현은 각각 짠돌이 영감탱이 김석균과 로맨티스트 이성재를 연기한다. 나문희와 부부관계인 신구는 독한 성질을 부리는 캐릭터로, 가족들에게 왕따를 당하게 된다. 주현은 유머러스한 전직 변호사로 첫사랑 김혜자와 다시 만나 인연을 쌓게 된다.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고현정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으려는 프리랜서 작가 박완 역을 맡았다. 그는 독설가인 탓에 시니어들과 얽히고 싸우지만 이내 그들을 통해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느끼게 된다. 이와 함께 신성우(한동진 역), 조인성(서연하 역)과 펼칠 고현정의 삼각 로맨스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포인트다.
그동안 국내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시니어 캐릭터는 주인공의 부모님 등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같은 형태를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시니어들의 사랑과 우정, 꿈을 유쾌하게 풀어가는 것은 물론 이들과 친구가 되어가는 청춘들의 따뜻한 어울림을 그릴 전망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진은 ‘섹스 앤 더 시티’ 콘셉트로 화제를 모은 포스터에 대해 언급하며 "멋을 내고 거리를 활보하는 세련된 도시형 시니어들이 펼칠 색다른 인생 이야기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반(半) 사전제작 시스템을 도입해 완성도를 높인 '디어 마이 프렌즈'는 2월 이미 첫 촬영을 시작한 상황이다. 노희경 작가가 빚어낸 시니어 캐릭터들은 어떤 모습일지, 또 어떤 명품 대사가 안방극장을 울고 웃게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5월 13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사진=CJ E&M,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공식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