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마켓노트>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해운사 정조준
<앵커>
정부가 4·13 총선으로 미뤄뒀던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 구조조정을 직접 챙기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현대상전, 한진해운 등 해운사들을 직접 거론하며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정부가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달엔 6개 채권은행이 금융권 빚이 많은 39개 주채무계열 기업집단의 재무상황을 평가한 뒤 부실 우려 기업을 가려낼 예정입니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이들 해운, 조선업 어느 정도 상황일까요?
현대상선은 용선료로 해마다 2조 원 가량을 써야하고, 여기에 4조 8천억원에 달하는 부채도 떠안고 있습니다. 1조2,500억원에 팔린 현대증권 매각대금으로도 감당이 되지 않는 규모입니다.
현대상선은 현재 해외 22개 선주와 용선료 협상을 하고 있는데, 이게 잘 마무리 돼야 채권단의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현대상선의 부채 4조8천억원도 금융권에선 1조원, 나머지는 선박금융이나 사채권자에게 진 빚으로 채무조정 과정은 산 넘어 산이 될 전망입니다.
한진해운도 한진그룹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기는 마찬가집니다.
현재 영국 런던사옥, 상표권 등 자산 매각과 비용 절감을 통해 1조2천억원을 마련한다는 자구안을 들고 채권단과 회생 협상에 한창입니다.
한진해운이 장기용선계약으로 운항하는 선박의 용선료가 5조원이 넘습니다.
양대 해운사들은 업황 부진은 여전하고, 해외 선주들과의 협상에서 용선료라도 줄여야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지원 또는 정부의 강제적인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이미 정부의 구조조정 작업이 시작된 조선업은 어떨까요?
조선사들은 지난해 나온 정상화 방안에 따라 인력 감축과 부실 정리가 한창으로 시장의 우려를 조금씩 걷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작년에만 2조원대 영업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은 골프장 매각에 이어 3년 안에 협력업체를 포함해 1만명 정도 인력을 더 줄일 방침입니다.
수주 절벽에 직면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회상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에 따라 사업부문간 정리작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해운, 조선사들 뿐 아니라 올해 하반기부터는 나머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본격화됩니다.
새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7월 초엔 주채무계열이 아닌 대기업 가운데 구조조정 대상을, 11월 초엔 중소기업 가운데 구조조정,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을 선정하게 됩니다.
산업 전반에 대한 공급과잉을 해결할 구조조정작업은 이제 시작단계입니다.
수 조원대 적자에 직면한 기업들, 지역경제 타격도 풀가피한 일이지만, 정부가 이해관계를 풀고 우리 산업을 일으킬 마지막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켓노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