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3% 성장 어려워지면 추경 동원할 수도"

입력 2016-04-14 02:55
수정 2016-04-14 02:55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3%대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경우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경정예산(국채 발행)을 편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현지시간 12일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진행한 한국 경제 설명회(IR)에서 "필요할 때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정책여력을 갖고 있고, 투자.수출 활성화 대책과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올해 3%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윌리엄 콘웨이 칼라일그룹 회장 등 200여명의 현지 투자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국가설명회에서 "지난 2월 경기보완책을 발표한 이후 생산.수출.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위축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성장 하방압력이 커질 경우 재정확대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37.9%)이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기준금리는 1.5%로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높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이번 뉴욕 방문길에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현재로서는 정부 지출 수준이 경제성장률 목표인 3.1%를 달성하기에 충분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추경 편성이 필요치 않지만, 중국 경기둔화가 심화되고 유럽연합(EU)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지속되는 등 대외여건이 예상보다 나빠진다면 추경 편성에 의존하거나 다른 정책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3%대 성장을 크게 하회할 경우 지금보다 더 확장적으로 재정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언급한 것이다.



이번 IR에서 유 부총리는 한국 경제를 '교차로에 선 호랑이'로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경제를 '이빨 빠진 호랑이'에 비유한 최근 외신 보도를 의식, "한국은 과거 화려했던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니라 계속해서 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면서 교차로를 제대로 건너기 위해 "4대 부문에 대한 구조개혁을 완수해 한국 경제의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