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증 또..."의심 환자 진단 후 병원 이탈" 무슨 일이?

입력 2016-04-14 00:00


메르스 의심 환자의 병원 이탈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격파가 크다.

메르스 의심 환자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핵심 사회 키워드로 등극했다.

메르스 의심 환자의 A부터 Z까지 관심인 까닭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1년 전 온나라가 공포에 떨고 방역체계 개선에 힘을 쏟았지만 방역망에는 여전히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즉,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였던 아랍에미리트(UAE) 여성이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환자의 신병처리가 허술한 까닭에 실제 메르스가 발생했다면 문제가 커졌을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UAE 국적의 여성 M(22)씨는 이날 오전 1시 31분 서울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을 찾아 발열 및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호소, 메르스 의심환자로 진단됐다.

병원 측은 오전 2시 7분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신고했으나 대기 중이던 M씨는 함께 온 일행과 임의로 귀가했다. M씨의 위치를 확인해 격리 조치할 때까지는 8시간 가까이 걸렸다.

앞서 지난 2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6 메르스 대응 지침'(3-6판)을 보면 의심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은 관할 보건소로 신고하게 돼 있다.

의심환자는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격리병실 또는 독립된 공간에 격리하되, 외부 접촉을 줄이기 위해 절대 독립된 공간 밖으로 내보내지 않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이런 지침에도 불구하고 M씨는 일행과 함께 의료기관을 이탈한 것이다.

특히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이 강북삼성병원에 도착한 뒤 일행이 머무는 호텔로 긴급 출동한 시간은 오전 5시 51분, 환자가 떠난 지 2시간이 훌쩍 넘은 때였다.

만약 M씨가 메르스 음성이 아닌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환자의 동선, 접촉자 등을 방역 당국이 속수무책으로 놓칠 뻔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외국인 환자에 대한 관리 문제도 제기됐다. 방역 당국은 환자의 신병을 확보하고도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국립중앙의료원 격리병상에 이송할 수 있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아랍권 여성에 대한 면접, 신체적 접촉 등이 신중하게 처리돼야 해 UAE 대사관 관계자가 호텔로 와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M씨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격리돼 2차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M씨와 동행했던 가족, 의료진, 호텔 직원 등 17명은 능동 감시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