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대한축구협회
상대성이 매우 강한 축구 경기에서 최근 맞대결 기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뛰고 있는 한국은 이란과 엮인 불편한 인연의 끈을 끊어야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최근 세 경기 연속 0-1 패배의 아픔을 준 이란이기 때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12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추첨 행사에서 A조에 편성되어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와 10경기 맞대결을 펼치게 되었다. 상대 팀들과의 최근 맞대결 기록을 중심으로 본선행 전망을 살펴보자.
1. 이란(2016. 10. 11 이란 홈 경기, 2017.8.31 한국 홈 경기)
- 아시아 2차 예선 D조 1위(6승 2무, 26득점 3실점)
현재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42위(한국은 57위)의 강팀이다. 한국과의 최근 3경기 성적도 모조리 1-0 승리를 기록하여 상대적 우위에 있다. 테헤란에 있는 아자디 스타디움이 원정 팀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홈 경기에서 대단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기에 슈틸리케호가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임에 분명하다.
2011년 1월 22일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8강전에서 1-0으로 이긴 것이 가장 최근에 승리한 기억이니까 슈틸리케호 선수들이 이번 기회에 이란과의 악연을 끊어보자는 오기를 부리기에 절호의 기회다.
한국 축구를 비교적 잘 알고 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이 사르다르 아즈문, 쇼자에이 등 간판 선수들을 앞세워 어떻게 상대할지 벌써부터 맞대결이 기다려진다.
2. 우즈베키스탄(2016. 11. 15 한국 홈 경기, 2017, 9. 5 우즈베키스탄 홈 경기)
- 아시아 2차 예선 H조 1위(7승 1패, 20득점 7실점)
한 마디로 복병 팀이다. 최근 맞대결 기록에서 한국이 시원하게 이기지 못했다. 2015년 3월 27일 대전 홈 경기에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겼다. 지난 해 1월 열린 호주 아시안컵 8강전에서 2-0으로 이겼지만 득점 없이 정규 시간을 보내고 연장전에서 겨우 손흥민이 2골을 터뜨린 진땀승이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한국 선수들을 직접 경험한 베테랑들이 아직도 건재하다. 왼발잡이 미드필더 제파로프와 공격형 미드필더 게인리히가 바로 그들이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왼발의 날카로움을 자랑했던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라시도프도 조심해야 한다.
3. 카타르(2016. 10. 6 한국 홈 경기, 2017.6.13 카타르 홈 경기)
-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위(7승 1패, 29득점 4실점)
카타르는 러시아 월드컵 다음 대회 개최국이기 때문에 이번 최종 예선에 오른 12팀 중에서 가장 간절하게 본선 진출을 고대하고 있는 팀이다. 그만큼 호세 카레노(우루과이)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최근 맞대결 기록으로 볼 때 2013년 3월 26일 서울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2-1로 한국이 이겼고, 2012년 6월 8일 도하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도 4-1로 완승을 거둔 바 있기 때문에 슈틸리케호는 승점 4점을 이상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심은 결코 금물이다. 우루과이 출신 귀화 선수 안드레스 퀸타나가 아직 뛰고 있으며 주장 완장을 차고 뛰는 하산 알 하이도스의 득점력도 무시할 수 없다.
4. 중국(2016. 9. 1 한국 홈 경기, 2017.3.23 중국 홈 경기)
-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위(5승 2무 1패, 27득점 1실점)
지난 달 29일에 열린 카타르와의 2차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0으로 이기고 다른 경기에서 북한이 필리핀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극적으로 최종 예선에 진출한 중국은 한국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과거 공한증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뜻이다.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2월 초 알랭 페렝(프랑스) 감독을 경질하고 2010년 동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3-0으로 한국을 물리치고 공한증을 잠시 잊게 만든 가오 홍보 감독을 다시 불러들였다. 그 덕분에 이번 최종 예선 턱걸이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 있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최근 중국 클럽들이 과거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비롯한 중국의 빅 클럽들이 쓰고 있는 자금력 덕분에 유럽에서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이 활약한 것이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 대표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과의 큰 경기 경험을 가장 많이 쌓고 있다는 부분이 무시할 수 없는 포인트다.
지난 해 8월 5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우승 팀 한국이 개최국 중국을 2-0으로 완파했지만 미드필더 황보 웬, 가오 린, 하오 준민, 우 레이 등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경험을 축적시키고 있는 간판 선수들이 호시탐탐 한국의 골문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5. 시리아(2016. 9. 6 시리아 홈 경기, 2017.3.28 한국 홈 경기)
- 아시아 2차 예선 E조 2위(6승 2패, 26득점 11실점)
현 FIFA 랭킹이 123위나 되기 때문에 슈틸리케호가 승점 6점을 가져올 가장 확실한 상대이기는 하지만 모래바람을 맞으며 원정경기를 치러야 하는 조건을 감안하면 실속 있는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최근에도 내전 사태 여파로 제 3국에서 시리아의 홈 경기 일정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기에 슈틸리케호로서는 그 어수선한 분위기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으로서는 9월에 열리는 중국과의 홈 경기, 시리아와의 원정 경기 초반 2연전을 확실하게 승리로 만든다면 러시아로 가는 길이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호주, 일본,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태국이 맞붙게 된 B조를 살피면 한국이 속한 A조에 비해 그 앞길이 약간 더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각조 2위까지 받게되는 러시아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 경쟁이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각조 3위에 오른 팀은 AFC 플레이오프를 거쳐 북중미 예선 4위 팀과 최종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본선에 갈 수가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조편성 결과 및 한국 팀 일정표
A조 : 한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
B조 : 호주, 일본,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태국
◆한국 팀 경기 일정(왼쪽이 홈 팀)
2016년 9월 1일 한국 - 중국
2016년 9월 6일 시리아 - 한국
2016년 10월 6일 한국 - 카타르
2016년 10월 11일 이란 - 한국
2016년 11월 15일 한국 - 우즈베키스탄
2017년 3월 23일 중국 - 한국
2017년 3월 28일 한국 - 시리아
2017년 6월 13일 카타르 - 한국
2017년 8월 31일 한국 - 이란
2017년 9월 5일 우즈베키스탄 -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