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어화’ 천우희, 비운의 시대 마지막 꽃으로 돌아와

입력 2016-04-12 19:57



배우 천우희가 영화 ‘해어화’에서 조선의 마지막 기생이자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으로 다가왔다.

‘해어화’는 해방 전 일제시대에 작곡가와 가수를 꿈꾸는 두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천우희는 한효주와 함께 기생 역, 유연석은 작곡가 김윤우 역을 맡았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듯이 이 작품이 나에게 온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생각하며 영화를 선택한 천우희와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어서 만나 시원한 속마음을 털어놨다.

◆ 다음은 '해어화' 천우희와 나눈 일문일답

영화를 위해 얼마나 준비 했는가

“4개월 정도이며 준비과정이 꽤 길었는데 왜냐하면 제가 가수가 아니기에 기본적인 발성부터 그 시대의 창법도 구사할 줄 알아야 했다 트롯트를 비롯해 새로운 창법들이 계속 나왔고 지금은 3곡정도 수록되었지만 완성까지 정말 많은 곡들이 나와 매일매일 연습실에서 연습했다”




노래 실력에 대한 부담은 없나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에 부담이 굉장했다 영화를 처음 준비할 때 윤우가 찾던 목소리여야만 했고 대중들이 열광할만한 목소리여야만 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봤을 때 충분히 이해와 성립이 가능한 노래실력이어야 했기에 부담이 됐다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초반에는 연기를 임하기 전에 연습 전 노력하면 되겠지 열심히 해야지 했는데 연습 과정에서 너무나 좌절을 많이 했고 그런 부분에 대해 부담을 갖게 됐다”

영화 후 노래에 대한 느낌은 어땠나

“내가 분명 노래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무언가 호소가 될 만한 그런 연기적인 표현이 있 나만의 특색을 좀 찾자 그렇게 조금씩 마음을 다 잡으면서 했다 다행히 노래하는 부분들이 잘 나온 것 같아서 안심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

캐스팅 받을 때 노래실력을 확인 받았나

“감독님은 제 노래실력을 모르셨다 그래서 농담으로 저에게 주시면 안 되는 것 아녜요? 저 노래 잘하는 사람 아닌데 가수를 뽑아야 되는 것 아닌지 아니면 원래 노래를 잘 하기로 유명한 배우를 뽑아야 하지 않나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랬지만 감독님도 나중에 칭찬해주셨다”




천의 얼굴 천우희는 평범하지만 영화 안에서만큼은 반짝반짝 빛난다

청룡영화제 주연상 이후 첫 시나리오 선택 이유는

“너무 재거나 너무 빠른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천천히 작품을 선택하고 싶을 때 이 작품이 들어오게 됐다 이 작품을 어려운 부분이 있어 한번은 거절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새로운 면모를 좀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느냐 배우로서의 무게감을 좀 털어낼 필요도 있고 새로운 시도만으로도 굉장히 너에게 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동의를 하면서 선택하고자 큰마음을 먹었다”

영화속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것은

“제가 그 전에 했던 모습과 외적으로 가장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했던 연기들은 한 벌이거나 단벌이거나 노 메이크업 상태에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되게 예쁘게 꾸미기도 하고 저런 노래실력이 있었네 어떻게 보면 저의 장기를 좀 장기자랑처럼 그런 부분이 이 영화에서 어필이 되지 않았을까”

배우기 때문에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가장 커




연희에게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매력 포인트

“타고난 능력이 목소리지만 그 이외에 다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연민과 감정을 좀 보였으면 한다 처음에는 되게 수동적인 인물로 생각했지만 점차 노래할 수 있는 계기와 윤우를 만나면서 점차 능동적인 인물로 바뀌는데 마지막에 그런 순간까지도 정말 큰 선택을 자신이 하고자 해서 이 친구에 대한 기개와 강단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시꽃이지만 꼿꼿한 그런 느낌이 조금씩 있었으면 한다”

결과적으로 친구의 애인을 뺐었는데 실제였다면

“거부를 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둘도 없는 친구라는 전제가 있고 같이 쌓아온 시간이 있는데 당연히 윤우와는 예술적인 교감을 하고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끌림이 있을지언정 개인적인 저로서는 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냥 포기한다”




한공주의 부분과 겹치는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두렵지 않다 시대는 한상 변하고 저는 항상 새롭길 원하고 새로운 세대를 대변하고 싶다 기존과 같으면 재미없지 않나 예술이라는 것 자체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인데 나는 튀어야해 특별해야 해 그런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같지만 내 영역 내 색깔을 좀 나타내고 싶다 여배우는 좀 과감해야 될 필요가 있다“

그녀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것에 대해 “항상 열려있어요 누구 작품을 보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배우다보니 선택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무엇이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라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