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상폐 속출…공개매수가 논란 '가열'

입력 2016-04-12 20:25
수정 2016-04-12 20:10
<앵커>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 스스로 비상장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효율적인 경영과 상장사로서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지만, 이로 인해 소액주주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 최경식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최근 자진 상장 폐지 승인을 받은 경남에너지.
자진 상장 폐지를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95% 이상으로써, 주식분산요건 미달에 해당돼야 합니다.
경남에너지는 지난 2014년부터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대주주 지분율을 95%이상 끌어올렸습니다.
오는 14일 주주총회를 통해 상장 폐지가 최종 확정될 경우 경남에너지는 22년 만에 비상장기업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경남에너지가 스스로 상장 폐지에 나선 이유는, 상장에 대한 실질적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경남에너지 관계자 (음성 변조)
"기업의 펀더멘탈이 안정적이어서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경영의 효율성과 상장에 따른 부담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비슷한 이유로 동일제지와 도레이케미칼, 그리고 아트라스BX 등도 자진 상장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상장 폐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대주주 지분율 95%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결국 비상장사로의 전환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식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율 확보를 끊임없이 모색하며, 상장 폐지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에서는 자진 상장 폐지를 추진하는 기업들과 소액주주들 간의 충돌을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상장 폐지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가를 기반으로 공개매수 가격을 산정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소액 주주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과거에도 한국개발금융과 넥스콘테크, 그리고 웨스테이트 등 실제로 자진 상장 폐지를 추진했던 기업들이, 공개매수가에 민감한 소액주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상장 폐지 결정을 연기한 바 있습니다.
<인터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소액주주들은 더 높은 기대수익률을 예상했는데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제시했을 경우에 대한 투자수익률 상실을 우려한다. 그리고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았을 경우 유통시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매도를 할 수 없는…그것에 대한 유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을 우려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투명한 상장 폐지 절차와 주주들과의 개방적인 의사소통 과정이 선행돼야, 자진 상폐에 따른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제TV 최경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