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고전하는 유니클로와 아베노믹스 착시현상>

입력 2016-04-11 13:48
수정 2016-04-11 14:46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오늘 김 동환 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유니클로' 입니다.

언젠가부터 우리 주변에도 일본의 값싸고 질 좋은 이른바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히 겨울 초입에 누구나 하나 둘씩 사 입었던 발열 내의나, 다른 브랜드의 반 값도 안 되는 질 좋은 청바지 같은 건 입을 때마다 가격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가 좋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스웨덴의 H&M, 스페인의 자라 같은 비슷한 브랜드들이 들어와 있지만 유니클로 처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단기간에 고객을 모은 곳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죠. 이 회사의 오너인 야나이 회장은 손정의 회장을 제치고 일본 최고부자로 2년 연속 뽑히기도 했으니까 불과 몇 만 원짜리 옷을 팔아서 이렇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이른바 유니클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긴 스페인 브랜드, 자라의 오너인 아만시오 회장은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이어 세계 부호 2등이니까 놀랄 일도 아닙니다.

그런데 요즘 유니클로가 고전 중이라는 군요. 2014년과 작년에 제품가격을 각각 5%, 10%씩 올리다 보니 싸고 질 좋은 브랜드 이미지에서 '싸다'는 콘텐츠가 설득력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고객들은 이 자그마한 차이에 발길을 돌렸고, 결국 유니클로는 올해 8월 말 결산 실적 전망치를 당초보다 45%나 줄였습니다. 그 여파로 지난 주말 이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13%나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여름 6만 엔이 넘던 주가가 지금 2만 6,000엔으로 절반 이상 하락했습니다.

그럼 왜 유니클로가 가격을 적극적으로 올렸을까요? 바로 아베노믹스의 착시현상 때문에 그렇습니다. 재정확대, 금융완화, 구조개혁이라는 3개의 화살로 20년 동안 침체일로에 있던 일본 경제를 살려 놓겠다는 아베노믹스, 작년까지만 해도 성공하는 듯 보였습니다. 물가도 조금 오르고 엔저로 수익성을 회복한 기업들이 임금을 올리고 고용을 늘렸습니다.

엔저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유니클로는 이 정도면 소비자들이 크게 반응하지 않을 거라고 2년간 약 15%의 가격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아베노믹스로 개선된 건 경제지표였을 뿐 소비자들의 지갑은 여전히 냉정했습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3년 간의 아베노믹스 기간 동안 일본 주가는 두 배가 넘게 올랐지만 올해 들어서만 18% 이상 내렸습니다. 또 엔화는 11% 이상 올랐습니다. 엔저가 아니라 다시 엔고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 가를 아베노믹스를 통해 보게 됩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더니 언제부턴가 잃어버린 20년이 된 일본을 보면서 과연 우리 경제는 지금 몇 년을 잃어버리고 있는지 뒤돌아 보게됩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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