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택시승객 고속도로에 내려놔 사망.. 택시기사 '징역 2년·집유 3년' 선고

입력 2016-04-10 14:36


승객이 술에 취해 목적지를 횡설수설한다는 이유로 고속도로에 내려놔 다른 차에 부딪혀 숨지게 한 혐의로 택시 기사A(48)씨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이범균 부장판사)는 유기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 기사 A(4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태워줄 계약상 의무가 있음에도 피해자를 고속도로에 하차시킴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해자가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 스스로 하차한 것으로 보이고 30분 이상 고속도로를 헤매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피해자의 책임 역시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14년 7월 20일 오전 2시 20분께 경북 안동시 당북동 한 도로에서 9만원을 받고 대구까지 태워주기로 하고 40대 남자 승객 B씨를 승차시켰다.

그러나 술에 만취한 승객 B씨가 대구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목적지를 횡설수설하자 택시 기사 A씨는 같은 날 오전 3시 40분께 남대구요금소 인근 고속도로에서 결국 B씨를 하차시켰다.

하차한 곳은 도로 구조상 소음방지 시설과 중앙분리대 옹벽 등이 설치돼 있어 걸어서 쉽게 도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환경. 심야 시간대여서 시야도 불량했다.

택시에서 내린 B씨는 방향 감각을 잃고 출구를 찾아 30여 분 동안 헤매다가 고속도로를 달리던 다른 차 2대에 잇따라 치여 뇌 손상을 입고 사망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