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LIFE)-41 천연 인큐베이터를 품고 사는 '실고기'

입력 2016-04-08 14:50


최근 엄마가 직접 살을 맞대고 안아주는 ‘캥거루 케어’가 미숙아들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반이 없어 조산을 하는 캥거루가 배 앞주머니에 새끼를 넣고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실제 새끼 캥거루는 엄마의 주머니 속 젖꼭지에 꼭 붙어 짧게는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무럭무럭 성장한다.

바닷 속에도 육지의 캥거루처럼 뱃속에 새끼를 키우는 물고기가 있다. 바로 ‘실고기(학명: Syngnathus schlegeli)’다. 실고기 수컷은 특이하게도 꼬리 지느러미 앞에 천연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주머니를 가지고 있다. 암컷이 수컷의 뱃속에 알을 낳으면, 이 주머니에서 부화가 이뤄진다. 태어난 새끼들은 부모 수컷의 주머니 속에서 성장한다. 새끼가 스스로 헤엄칠 정도가 되면 아빠 실고기는 이들을 내 보내는데, 이 장면만으로는 마치 수컷이 새끼를 낳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실고기목 실고기과의 바닷물고기인 이들은 빨대처럼 긴 갈색의 몸을 가지고 해초 사이에서 주로 생활한다. 천적이 나타나면 외형적 특성을 살려 해초 사이에 들어가 자신의 몸을 은신하는데, 그 위장술이 뛰어나 일반 사람들도 어지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는 발견하기가 어렵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소속 국송이 아쿠아리스트는 "평소 자신의 몸을 숨기고 위장하고 있어 사람들이 그 생김새를 잘 모르는 물고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약 50cm 정도 길이의 가느다란 몸매를 가진 실고기는 긴 주둥이 앞에 아주 작은 입이 달렸으며, 이빨은 없다. 몸 중앙에 위치한 투명한 등지느러미를 제외하면 꼬리지느러미와 가슴지느러미는 흔적만 남아 있다. 그마저도 뒷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는 아예 없다. 주로 우리나라의 강 하구와 전 연안에서 볼 수 있으며 일본, 대만 앞바다에도 종종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