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경찰서 염산테러, "내 전화 왜 안받아" 욕설난동…정신병력 조사 중

입력 2016-04-04 14:57


4일 오전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사이버수사팀 경찰관 4명에게 염산테러를 한 30대 여성이 과도와 염산이 담긴 보온병을 가방에 담은 채 경찰서에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관악경찰서로 들어선 전씨는 8시40분께 사이버팀에 들어서자마자 욕설을 하며 "왜 내 전화를 받지 않느냐"고 책상을 발로 차는 등 난동을 부렸다.

전씨는 2013년 헤어진 남자친구가 계속 연락해 불안하다며 사이버팀에 고소했지만 각하 처리를 받은 바 있는 인물이다.

올해 2월8일에는 자신이 살던 원룸 건물 1층의 두 가구 유리창을 깨뜨린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때부터 전씨는 이날 염산테러를 당한 박모(44) 경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 대해 잘 얘기해 달라는 무리한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전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 수준으로 계속 전화를 했고, 이날 오전 8시30분에도 전화하자 박 경사가 경찰서에 직접 찾아와 얘기를 하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0분 후에 찾아온 전씨는 다짜고짜 욕을 하며 난동을 부렸다. 이때 몸 속에 품고 있던 과도가 빠져나오자 박 경사와 동료들은 과도를 빼앗은 다음 "복도에서 얘기를 하자"며 그를 끌고 나왔다.

물을 주며 진정을 시키려던 경찰관들에게 전씨는 소리를 치며 저항하다 보온병에 든 액체를 갑자기 박 경사의 얼굴을 향해 뿌렸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박 경사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이후 화장실로 가서 염산을 씻어냈다. 그러나 얼굴 3분의 2와 목 부분에 액체를 맞아 3도 화상을 입었다. 말리던 경찰 3명도 손등 등에 이 액체가 튀어 부상했다.

현재 사이버팀 복도 바닥에는 붉은빛을 띠는 액체가 남아 있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의 정확한 범행 경위와 정신과 병력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다"며 "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