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신화, 그 누구보다 아이돌다운 (2016 신화 18주년 기념 콘서트 'HERO')

입력 2016-03-28 11:32
수정 2016-03-28 12:13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가 아이돌 콘서트의 새 역사를 썼다.

신화는 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18주년 기념 콘서트 '2016 SHINHWA 18TH ANNIVERSARY CONCERT HERO'를 개최하고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신화의 데뷔 기념일은 3월 24일. 신화는 몇 해 전부터 데뷔일을 기념해 매년 3월마다 콘서트를 이어오고 있다. 곧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신화는 대한민국 최장수 아이돌 그룹으로서 매해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매년 돌아오는 콘서트지만 올해 콘서트는 더욱 의미를 갖는다. 새 앨범을 발매한 것이 아닌 오직 18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된 공연이기 때문. 멤버들은 "데뷔 18주년을 맞이해 콘서트를 하게 됐다.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신화, 언제나 Brand New



오랜 시간 가요계의 한 축을 지켜온 만큼 히트곡도 다양한 그룹 신화. 그러나 히트곡에 가려진 주옥 같은 곡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신화는 콘서트를 통해 숨겨둔 보석 같은 곡들을 선보였다.

이는 오프닝부터 드러났다. 웅장한 사운드로 시작된 오프닝은 그야말로 화려했고, 히트곡으로 시작될 거라는 예상을 뛰어넘은 채, 'Endless Love'가 장내를 가득 채웠다. 'Endless Love'는 2002년 발매된 5집 앨범 수록곡. 긴장감 있는 사운드와 오프닝의 절묘한 조합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어 'Your Man', 'Hero', '마네킹'까지 이어진 무대는 공연장의 열기를 삽시간에 달궜고, 팬들은 전좌석 스탠딩화를 실현하며 아낌없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날 무대에서 울려퍼진 'How Do I Say', '늘 내가 원하는 것은', 'The Days', 'Don't Cry' 등의 주옥 같은 곡들은 신화가 걸어온 신화의 음악적 색깔을 극명히 드러낸 것은 물론, 오직 콘서트를 통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신화의 모습을 다시금 확인케 했다. 아직도 보여줄 것이 넘치는, 그래서 앞으로도 끝없이 무대를 지켜주기를 소망케 하는 신화만의 힘이었다.



#공연의 예능화, 신화라서

신화의 콘서트는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다. 세트리스트 구성은 물론이거니와 VCR, 멘트까지 그 이상의 재미로 공연의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특히 전 멤버의 탁월한 예능감이 이를 뒷받침한다.

총 4개의 VCR은 흡사 예능 프로그램을 방불케 하는 퀄리티로 꾸며졌다. 다양한 게임은 물론, 반전에 반전을 넘나드는 몰래카메라 영상까지, 단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과거 '신화방송'을 통해 리얼 예능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던 신화이기에 VCR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멤버들은 콘서트 시작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전한 예능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tvN 나영석 PD의 '꽃보다 청춘' 시리즈 출연에 러브콜을 보내는가 하면, '신화방송'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신화는 찰나의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한 편의 예능 같은 공연은 그래서 완성됐다. 으레 노래가 끝난 뒤 암전이 되면 멤버들은 조용히 다음 무대를 준비하기 마련. 그러나 신화는 끝끝내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무대가 끝난 뒤, 어두운 무대 위에서 들리는 신화의 목소리는 1분 1초의 공연 시간도 버리지 않겠다는 욕심이 드러났다. "멤버 한 명이 사라졌다. 다음 무대를 기다려달라. 조금 앉아서 쉬고 있어라" 등의 별 것 아닌 멘트들은 18년 동안 함께 해온 가족 같은, 친구 같은 신화와 신화창조(신화 팬클럽 명)의 끈끈한 관계를 가늠케 했다.



#18년의 역사, 그 곁을 지킨 신화창조

신화는 이날 팬클럽 신화창조에 대한 고마움을 연신 드러냈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준 팬들은 신화가 최장수 아이돌 그룹으로 우뚝서게 한 원동력이기 때문. 장내를 가득 채운 팬들은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멤버들은 팬들을 위한 팬송으로 응답했다.

'아직 못다한 이야기'와 '예쁘잖아'는 팬들을 위한 곡인 만큼 따뜻한 멜로디와 예쁜 가사가 특징인 곡. 팬들은 신화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감동을 배가시켰다.

공연 세트리스트 또한 오직 팬들을 위한 구성이었다. 히트곡보다 수록곡을 앞세운 세트리스트는 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이기 때문. 그래서 'Alright', '열병', 'Give it 2 me', 'Let it go', 'Jam#1', 'OH!', 'Votage', 'Shooting Star' 등의 명곡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신화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은 신화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고, 그 결과 완성도 높은 세트리스트 구성을 가능케 했다. 가수의 숨은 매력까지 끌어낼 수 있는 팬들의 힘. 신화와 신화창조가 만들어낸 전무후무한 결과일 것이다.



#그 누구보다 아이돌다운, 신화

오프닝부터 앙코르까지 쉼없이 지속된 공연에도 신화는 지치지 않았다. 역시 신화,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Perfect Man', 'Brand New', 'Yo', 'This Love', '표적' 등의 수많은 히트곡들이 무대 위로 쏟아져 나올 때면 전율이 흘렀다. 최장수 아이돌이라는 타이틀. 단순히 오랜 시간 그룹을 유지했기 때문에 얻어낸 것이 아니었다. 매년 가요계의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 그룹이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신화는 2년 뒤면 2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멤버들은 잠실 주경기장에서 팬들과 만나기를 소망했다.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팬들과 20주년이라는 역사를 함께 맞이하고 싶다는 의미인 것. 또한 하반기에는 새 앨범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연말 시상식까지 신화로 가득 채우겠다는 이들의 약속은 주황빛 야광봉을 든 팬들을 더욱 열광케 했다.

신화는 다사다난했던 18년 동안 '아이돌'로서의 본분을 충실히 해냈다. 팬덤과 대중을 아우를 수 있는 신화의 힘. 아이돌들의 '아이돌'이 된 신화가 써내려 갈 '가장 아이돌다운 행보'는 끝나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아이돌다운 신화, 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신화를 또 한 번 기대해 본다. (사진=신화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