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위기의 조선산업…복원력 키워야>

입력 2016-03-24 14:08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목요일 김 동환 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복원력'입니다.

혹 진수식에 가보셨습니까? 갓 만들어진 배를 처음 바다에 띄우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바다에 첨벙하고 밀어 넣는 순간, 배는 옆으로 거의 침몰할 것처럼 누워버립니다. 그러나 곧 기우뚱거리며 바로 섭니다. 이렇게 배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하도록 하는 복원력을 기초로 설계됩니다. 당연히 이 복원력이 없는 배는 조그만 파도에도 바로 침몰해 버릴 것입니다.


무려 5조 5,000억 원이나 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이 2조 5,000억 원의 손실을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수정해서 반영키로 했습니다. 작년에 새로온 CEO가 이른바 빅배스를 통해 손실을 털고가겠다고 하다보니 무려 5조 5,000억 원이나 적자를 본 것입니다. 13조 원이 채 안 되는 매출을 한 회사가 손실을 5조 5,000억 원을 봤다. 여러분은 이해가 되십니까?


그것도 경쟁사가 조 단위의 적자를 보던 해 4,000억 원 넘게 흑자를 내던 회사가 말입니다. 당시 회계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이 이번엔 그때 재무제표 잘 못 됐으니 손실을 반영한 수정 재무제표를 만들라고 했다는 건데, 그러면 그 재무제표를 보고 투자한 우리 투자자들은 뭐가 되고 또 돈을 빌려준 은행들, 회사채를 산 기관투자자들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회계는 보수주의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합니다. 물론 정확한 것이 최선입니다만, 확실치 않은 항목이 있다면 손실은 가능한 크게 이익은 가능한 작게 잡아 이 재무제표를 보는 이로 하여금 나중에라도 속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희대의 회계 부정을 저지른 엔론의 CEO는 징역 400년이란 형을 받았고, 회계조작을 도운 회계 법인 아더앤더슨은 그 일로 몰락했습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 엔론이란 단어, 미국에서는 파산이란 말과 동의어로 쓰이기도 합니다. 'I don't want to enron the American people'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적자 예산 편성을 반대하는 당시 민주당 원내총무가 미국인들을 파산시키기 원치 않는다는 의미로 한 말입니다. 한 회사의 회계 부정이 그 기업은 물론이고 나라를 흔들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 조선산업의 역사 어떻게 만들어 온 겁니까?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이며 "우리는벌써 1,500년대에 철갑선을 만든 나라다. 조선소도 없고 돈도 없고 물론 주문도 없다. 배를 주문해 주면 그 돈으로 조선소도 짓고 배도 만들어 주겠다"는 고 정주영 회장의 무모한 도전정신이 세계 제 1의 조선 강국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 조선 산업이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역공에 고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수주는 작년의 5%에 불과하고 조선 3사가 작년에만 낸 적자가 8조 5,000억 원입니다.


집채만한 파도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바로 복원력입니다. 그리고 이 복원력은 배의 원래 무게에서 가장 커집니다. 큰 파도가 왔을 때 필요 없는 짐을 버리는 이유입니다. 우리 조선사들이 잘못된 회계 관행, 내 임기 중엔 결과보다 수주가 더 중요하다는 보신주의, 그리고 타성에 젖은 노사관계. 이런 것들을 과감히 버려야 다시 설 수 있습니다.
흔들리는 우리 조선산업 꼭 다시 일으켜 세워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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