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베토벤으로 돌아오다

입력 2016-03-16 09:40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 베토벤으로 돌아왔다.

김수연은 새 앨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두 개의 로망스(Beethoven Violin Concerto 2 Romances)’를 16일 발매한다.

베토벤이 작곡한 단 하나의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번호 61'은 멘델스존, 브람스 협주곡과 함께 3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불린다. 다른 협주곡과 달리 교향악적인 특징이 강한 베토벤 협주곡은 바이올리니스트의 깊은 음악성을 요구하는 어려운 작품이다.

요제프 요아힘이 1844년 런던에서 13세의 나이로 초연한 이후 이 곡은 바이올리니스트의 능력을 판단하는 시금석이 되었으며 세계 거장들이 반드시 연주하는 필수 레퍼토리가 됐다. 1926년 프리츠 크라이슬러가 역사적인 첫 번째 음반을 제작한 이후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난이도 높은 작품들을 잇따라 녹음하며 '나이를 뛰어넘은 음악적 무게를 들려주었다'는 격찬을 받은 바 있던 김수연은 지난 서울시향과의 협연에서 '바이올린으로 가능한 모든 소리를 들려주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평소 소리를 중요시하는 김수연의 바이올린 음색은 맑고 정교하면서도 풍부하고 밀도가 높다. 마음만 먹으면 오케스트라를 압도하고도 남는 파워를 여과 없이 쏟아낼 수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오히려 한 발자국 물러나 사고하고 통찰하며 본인의 말처럼 ‘크고,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를 내는 데 온 신경을 집중했다. 베토벤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작곡한 단 하나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미학을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르메니아 지휘자 루벤 가차리안이 이끄는 독일 명문 실내악단 ‘뷔르템베르크 챔버 오케스트라 하일브룬’ 역시 김수연의 바이올린 솔로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베토벤의 거대한 교향악적 바이올린 협주곡을 완성하는데 기여했다.

한편 김수연은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모차르트 소나타 앨범 ‘모차르티아나(2009년)’,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2011년)’,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함께 한 ‘슈베르트 포 투(2015년)’을 통해 젊은 거장의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보여준 국내 독보적인 실력파 바이올리니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