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 '고객 갑질'로 우울증 생기면 산재보상을 받게 된다. 지난해 10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한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점원들을 무릎 꿇리는 등 고객 갑질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감정노동자 보호는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와 관련된 개정이 이뤄졌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및 '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1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산재보험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는 고객 등의 폭언, 폭력 등으로 인한 '적응장애'와 '우울병'이 추가된다. 적응장애는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를 경험한 개인에게 일어나는 무질서한 행동 등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만 있어 감정노동자의 산재 인정이 어려웠다.
이번 개정으로 텔레마케터·판매원·승무원 등 감정노동자가 장시간 폭언을 듣거나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하는 등 '고객 갑질'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병이 생기면 산재로 인정받는다.
고용부는 "우울병은 우리나라 정신질병 중 발병 비중이 가장 높은 질병"이라며 "적응장애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까지 포함하면 업무상 인과관계가 있는 대부분의 정신질병이 산재보험으로 보호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 영역에 속해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 하는 '특수형태업무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도 확대된다.
지금까지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레미콘기사, 택배기사, 전속 퀵서비스 기사 등 6개 직종만 산재보험이 적용됐다. 앞으로는 대출모집인, 카드모집인, 전속 대리운전기사 등 3개 직종이 추가된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종사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대출·신용카드모집인 5만여 명, 대리운전기사 6만여 명 등 총 11만여 명이 산재보험 혜택을 받게 됐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