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77%, 조직건강·기업문화 '빨간불'

입력 2016-03-15 11:29


우리 기업 10곳 가운데 8곳은 해외 기업들보다 조직 건강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는 국내 기업 100곳의 임직원 4만여 명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들의 조직과 기업문화가 얼마나 건강한 지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분석은 리더십과 업무구조, 혁신과 책임소재 등 조직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사항들을 점수로 매겨 해외기업 1,800곳과 비교하는 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상위 수준의 평가를 받은 국내기업은 23곳에 불과한 가운데 중견기업의 경우 무려 91.3%가 하위 집단에 속할 정도로 조직 건강이 나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영역별로 보면 우리 기업들은 책임 소재나 동기 부여 면에선 우수했지만 리더십과 조율·통제, 역량과 외부 지향성에서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조직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경영진은 71점으로 높게 평가한 반면 직원들의 평가는 최하 수준인 53점에 그치면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기업문화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후진성을 면치 못했습니다.

회사 업무들에 대한 호감여부를 조사한 결과 '습관성 야근'이 31점으로 최하점을 받은 가운데 '비효율적인 회의'와 '과도한 보고', '소통없는 일방적 업무 지시' 등도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주 5일 일하는 직장인들의 평균 야근일수는 2.3일로, 야근이 없다는 직장인은 12.2%에 불과한 반면 3일 이상 야근하는 직원은 43.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인사평가나 승진 등에서 불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여성 직원 다수는 출산·육아로 인한 업무공백을 원인으로 꼽은 반면 남성 직원 다수는 여성의 업무 소극성을 드는 등 시각차를 보였습니다.

대한상의는 비과학·비합리적 업무과정과 평가보상, 리더십 부족과 기업가치관의 공유 부재 등이 후진적 기업문화의 근본 원인이라며 이를 바꾸기 위해선 최고경영자의 인식과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금처럼 낡고 비과학적인 조직 운영방식으로는 저성장 뉴노멀시대 극복도, 기업의 사회적 지위 향상도 힘들다"며 "기업 운영의 소프트웨어를 피처폰급에서 최신 스마트폰급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